총평

10:4
이제 남은 마지막 이닝 한번의 수비에서 아웃카운트 3개만 잡으면 정리할 수 있는 LG CNS 덕아웃은 경기 초반부터 웃음이 이어지는 등 여유가 느껴졌다. 심판들도 빨리 정리하고 아침 식사를 하고 가려는 표정들이었다. 특히 LG CNS의 투수 구위는 상대 팀보다 경기 초반부터 우위를 점해서 뜻밖의 역전 패배를 예상하기 어려웠다. 한편 최근 2년간 최하위권으로 분류되던 LG엔시스에게 자극이 되고자 올 시즌 팀들이 별로 선호하지 않는 선공으로만 경기를 배정하는 특단의 조치를 한 결과... 의외의 결과가 조금씩 나오기 시작하며(무승부 3번) 좀처럼 패하는 경우가 줄어들던 엔시스가 마지막 공격에서 드디어 대거 10득점하며 LG CNS에 극적으로 역전승을 거뒀다.
한마디로 LG CNS의 방심이 불러일으킨 대참사로 밖에 설명할 수 없다. 오늘 만약 승리를 거뒀으면 4강도 불가능하지 않던 상황에서 하루 아침에 본선 탈락이 조기에 다가오는걸 걱정해야 할 처지가 된것이다.
그렇지않아도 매년 본선에 진출하는 단골 팀 이미지로 강팀으로 분류되던 LG CNS에게 최근 LG엔시스 전력은 충분히 이길 수 있는 전력이었다. 그러나 야구는 역시 정신력이 중요한것 같다.

특히 LG엔시스의 팀내 가장 연장자인 권병익 타자는 2루까지 뛰는것도 버거운 둔한 움직임이지만 정말 기적같은 높은 출루율을 선보이며 친정 팀에게 경기 막판 비수를 꽂는 타점까지 올리기도 했다.

그러나 뭐니뭐니해도 LG엔시스의 수호신 오승환으로 불릴 수 있는 마무리 투수 장성민이 마운드에 올라 역전 당해 불안한 기색이 역력한 LG CNS의 타자 세명을 삼진, 삼진, 투수 플라이볼로 셧아웃 시키며 마무리를 하는 모습을 남겨 무척 강한 인상을 줬다.

그렇지않아도 선두타자로 나서 리드오프 런닝홈런을 날렸기에 더욱 더 멋진 경기였다.

한편으로는 왜 선발 투수로 나서지 않았을까? 설마 LG CNS를 방심하게 하려고 일부러 저런 것일까? 사실 경기 초반 무려 10점을 실점하고도 선발투수를 내쫓지 않는 자비(?)를 베푼 LG엔시스 야수들에게 오히려 '왜 저럴까?'라고 의문점을 가졌지만 역시 믿는 구석이 있었다.

그것은 바로 시니어의 솔선수범 외에도 끝까지 열심히 하면 뒤집을 수도 있다는 과거 대선배들이 경험하고 알고 있던 선수들의 승리에 대한 확신 즉 집념이었던것 같다.

반면 LG CNS는 역시 정신적 지주 격인 팀내 시니어 정종렬 포수가 경기를 지배해야 한다고 본다. 오늘 불참이 못내 아쉽지만... 이번 경기를 통해 많은 점을 뒤돌아 볼 수 있는 계기로 삼아 분발하여 본선 진출 기회를 끝까지 버리지 않고 도전해 보길 기원한다.

호투를 선보였음에도 허탈해 할 이강수 투수에게 많은 아쉬움이 남겠지만 더 나은 호투를 위해 다음 경기부터 좀 더 타이트하게 경기를 짜임새 있게 운영하여야 함을 코칭스탭이 알면 좋겠다.

끝으로 본 경기는... 당초 우천 연기된 경기를 하려던 LG엔시스의 상대였던 엘러버스 대체 팀으로 급작스럽게 참여하여 주신 LG CNS의 협조가 있었기에 가능했던 결과였다. 경기 결과를 떠나 리그 모범 팀중 하나로 손 꼽을 수 있는 LG CNS의 리그 운영에 대한 협조 마인드에 대해 다시한번 감사함을 전하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