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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UGOUT Monthly] 외국인 감독의 효과 DUGOUTV

dugout*** (dugout***)
2020.09.10 14: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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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 시즌 KIA 타이거즈가 새로운 ​감독으로 메이저리그 출신의 맷 윌리엄스를 선임하면서 야구팬들을 놀라게 했다. 윌리엄스 신임감독은 현역 시절 김병현의 팀 동료이자 월드시리즈 우승 멤버로 국내 팬들에게 친숙하다. 한국 프로야구가 외국인 감독을 영입한 것은 제리 로이스터 전 롯데 자이언츠 감독과 트레이 힐만 전 SK 와이번스 감독에 이어 3번째다. (재일교포 출신 송일수 전 두산베어스 감독 제외) KBO리그에서 외국인 감독의 영입이 어떤 효과를 거두어왔고, 앞으로는 어떤 효과를 기대할 수 있는지 알아보고자 한다.


에디터 곽동희 사진 롯데 자이언츠, KIA 타이거즈, SK 와이번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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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국인 감독의 등장

 

KBO리그에서 외국인 감독에게 문호를 개방한 역사는 그리 길지 않다. 최초의 외국인 감독인 제리 로이스터가 롯데 지휘봉을 잡은 것이 2007년이고, 그 뒤를 이은 힐만 감독이 2017년 SK의 지휘봉을 잡기까지 무려 10년이 걸렸다. 로이스터 감독은 3년, 힐만 감독은 2년만 한국에서 머물렀을 뿐 재계약은 모두 불발됐다. 하지만 짧은 계약 기간과 달리 효과는 만점이었다. 로이스터 감독은 암흑기를 보내던 롯데의 지휘봉을 잡자마자 구단 역사상 최초로 3년 연속 가을야구 진출을 이끌며 부산의 야구 열기를 중흥시켰다는 찬사를 받았다. 비록 우승에는 실패하여 단기전에 약하다는 이유로 구단이 재계약을 포기했지만, 롯데 팬들은 여전히 로이스터 감독 시절을 롯데 야구의 황금기로 기억하고 있다.

 

힐만 감독은 2018년 SK를 8년 만에 정상으로 이끌며 외국인 감독 최초로 KBO 우승이라는 명예로운 기록을 남겼다. 힐만 감독이 우승 직후 SK와 재계약하지 않고 미국으로 돌아간 것은 단지 가족 문제 때문이었다. 로이스터-힐만 감독 시절을 합쳐 소속팀의 포스트시즌 진출 확률은 100%였다. 화끈한 공격야구와 팬 친화적인 행보로 구단의 흥행 및 이미지 개선에도 큰 영향을 미쳤다. 두 감독 모두 충분히 성공적인 영입이었다고 평가할 수 있는 이유다. 한국야구의 전통적 이해관계나 고정관념에서 자유로운 외국인 감독들은 객관적인 시각에서 선수들을 평가하며 팀 내에 새롭고 건강한 경쟁 구도를 만들었다. 또 감독이 권위를 내세우기보다는 수평적으로 선수, 팬들과 소통하고, 철저한 시스템과 원칙 중심의 의사결정 방식을 통해 KBO리그에서도 '메이저리그식 리더십'이 통할 수 있다는 사실을 증명한 것이다.

 

#윌리엄스의 등장

 

윌리엄스 감독의 등장은 앞선 두 감독의 성공으로 더욱 주목을 받는다. 특히 그가 맡게 된 팀이 바로 KIA이기 때문에 더욱 특별하다. KIA는 전신인 해태 시절을 포함하여 KBO리그 역사에서 유일하게 두 자릿수 한국시리즈 우승을 달성한 국내 최고의 명문구단이다. KIA는 타 구단에 비해 보수적인 성향과 순혈주의가 강하다는 평가를 받아왔다. 팬들의 팀에 대한 애정과 자부심도 상상을 초월한다. 팬들의 애정과 자부심은 한편으로는 감독들이 버텨내기 힘든 팀이라는 의미이기도 하다. KBO리그 역사상 최고의 레전드로 손꼽히는 선동열 감독이나, 팀에 우승을 선사한 조범현-김기태 감독도 팬들이 등을 돌리며 리더십을 발휘하는 데 어려움을 겪었다. 윌리엄스 감독의 영입은 그런 면에서 파격적이다. KIA와 별다른 연결고리가 없는 외부 인사를 감독으로 선임한 것도 이례적인 일인데, '구단 사상 최초의 외국인 감독'을 선임했다는 것은 이 팀의 역사를 아는 팬이라면 커다란 충격일 것이다. 윌리엄스 감독은 화려한 경력을 자랑한다. 메이저리그에서만 올스타 5회, 골든글러브 4회, 홈런왕, 월드시리즈 우승 등 걸출한 스타 선수 출신 감독이다. 선수 시절 경력은 로이스터와 힐만보다 훨씬 우위에 있다. 외국인 감독은 물론이고 KBO리그 역사를 통틀어도 윌리엄스보다 더 위대한 선수 경력을 보유한 인물은 없다. 지도자로서도 메이저리그 감독상을 수상하기도 했다. 이처럼 화려한 경력이 주는 믿음은 일부러 권위를 내세우지 않아도 개성 강한 KIA 선수단을 장악할 수 있는 원동력이다. 하지만 선동열 감독의 사례에서 보듯이 선수 시절의 화려함이 곧 현재의 성공까지 장담하는 것은 아니다. 로이스터와 힐만의 성공은 외국인 감독 본인의 능력도 중요하지만, 주변의 지원과 믿음이 뒷받침되었기에 가능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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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이스터 리더십 'No Fear'

 

2000년대 롯데는 긴 암흑기에 빠져있었다. 2001년부터 2007년까지의 롯데의 정규리그 성적은 비밀번호 '8-8-8-8-5-7-7'로 정리된다. 하위권을 맴돌았고 가을 잔치 근처에도 가지 못했다. 하지만 2008년 최초의 외국인 사령탑 제리 로이스터 감독의 부임 후, 팀이 변하기 시작했다. 로이스터 전 감독은 홈 더그아웃에 영어로 'No Fear'라 적어놓고 선수들에게 계속 보도록 했다. 실패를 두려워하지 말고 적극적이고 공격적으로 야구를 하라는 짧고 강렬한 메시지였다. 당시 로이스터 전 감독은 프로선수들의 기량은 어느 정도 선에서 비슷하며 결국 어떤 마인드를 갖느냐의 차이에서 전력 차이가 결정된다고 생각했다. 무엇보다 정신력과 집중력 강화가 필요하다고 판단한 것이다. 로이스터 전 감독 체제에서 롯데의 이대호, 홍성흔(2009년부터), 강민호 등은 병살타로 리그 톱3를 다투기도 했지만 두려움 없이 방망이를 돌렸다. 병살타는 상관없지만 루킹 삼진을 당하는 선수는 바로 교체되는 등 'No Fear'에 입각해 팀이 운영됐다. 로이스터 전 감독은 6점을 내줘도 7점을 내면 이긴다는 지론 아래 선발투수도 최대한 끌고 갔다. 스트라이크를 던져 홈런을 맞은 투수에게는 아무런 말을 하지 않아도 볼을 남발하는 투수에게는 화난 것처럼 소리를 지르며 다그쳤다. 도루에 실패해도 좋으니 타이밍이라고 생각하면 언제든 뛰라고도 했다. 거짓말처럼 롯데는 달라졌고, 8년 만에 가을야구를 맛봤다. 로이스터 전 감독은 포스트시즌 진출 후 한복을 입고 '부산 갈매기'를 부르는 퍼포먼스도 펼쳤다. 로이스터 매직은 롯데의 연고인 부산뿐 아니라 전국적인 관심을 모았고, 'No Fear'는 로이스터의 상징이 됐다.

 

#힐만 리더십 'No fear' + 'Detail'

 

힐만은 로이스터보다 한발 더 나아갔다고 평가할 수 있다. 어느 순간부터 SK의 순위표가 위쪽이 아닌 아래쪽을 차지하고 있었다. 힐만 감독의 취임 직전 SK는 팀 홈런 182개로 1위 두산(183개)에 1개 뒤진 2위를 기록했다. 하지만 홈런 의존도가 너무 높았다. 팀 홈런 2위에도 팀 득점은 9위(753점)에 그쳤다. 홈런도 주자가 없거나, 적을 때 자주 나왔다. 팀 타율도 0.291(4위)로 나쁘지 않았지만, 득점권 타율이 0.276으로 최하위를 기록했다. 힐만 감독은 SK의 이런 약점을 잘 파악했다. 힐만 감독 역시 정신력에서 답을 찾으려 했다. '2스트라이크 플랜'이 대표적인 예다. 2스트라이크 이후 스트라이크 존을 넓게 보면서 강한 타구를 만들기 위해 오히려 자신 있게 스윙하라는 것이 핵심이다. 타자들은 2스트라이크인 상황에선 삼진을 당하지 않기 위해 소극적인 스윙을 하기 마련이다. 하지만 SK 타자들에게 힐만 감독은 삼진을 두려워하지 말고 제 스윙을 하라고 강조했다. 투수들에게도 타자가 공격받는다고 느낄 정도로 자신 있게 스트라이크를 던지라고 거듭 강조했다. 야수들에게도 실책 하나, 하나에 신경 쓰지 말라고 다독였다. 더그아웃에 '두려움은 나의 최대의 적!, Fear is my worst enemy!', '두려움을 떨쳐내자! Let's shake off the fear!'라고 적어놓은 이유다. 힐만 감독은 로이스터 전 감독처럼 팬서비스에도 적극적으로 나섰다. 가죽점퍼 차림으로 배우 김보성 분장을 하고 '의리'를 외치기도 했다. 틈틈이 연습한 노래 '연안부두'도 한 소절 부른 적도 있다. 로이스터 전 감독이 선 굵은 야구를 했다면, 힐만 감독은 일본프로야구를 경험해서인지 디테일한 부분도 강했다. SK는 이 점을 높게 평가해 감독으로 영입했다. 힐만 감독이 오기 전까지 SK가 추락한 이유 중 하나는 디테일의 부족이었다. 과거 SK의 탄탄한 수비와 짜임새 있는 작전 수행능력 등을 찾아보기 힘들었다. 번트, 도루 등 세밀한 야구에도 취약했다. 하지만 힐만 감독은 적극적으로 수비 시프트를 통해 확률야구를 시도했다. 디테일한 야구를 접목해 내야진의 수비 성공률을 높인 것이다. 또 모든 선수에게 역할을 부여하고 고루 기회를 주며 경쟁 구도를 형성함과 동시에 경기력 향상이라는 시너지 효과를 냈다. 이와 같은 효과는 한국시리즈 우승이라는 결실로 이어졌다.

 

#윌리엄스 리더십은?

 

올 시즌 KIA의 선전은 외국인 투수들의 호투, 불펜 안정, SK의 추락에 따른 반사 이익 등 여러 이유가 있지만, 무엇보다 맷 윌리엄스 감독의 효과를 얘기하지 않을 수 없다. 물론 아직은 시즌 중이기에 섣부른 판단은 금물이다. 그러나 시즌 전 예상보다 KIA가 선전하고 있는 것은 분명하다. 현대야구 지도자의 자질 중 ‘소통과 협력’은 필수적인 것이 되었다. 과거에 비교해 구단과 선수단 규모가 커졌기 때문에 감독 혼자만의 힘으로 좋은 결과를 만들어내는 것은 불가능에 가깝다. 100명 가까운 선수단을 효과적으로 이끌어 가려면 프런트의 도움도 필요하고, 방대한 데이터 분석 자료도 참고해야 한다. 그런데 한 야구 관계자에 따르면 국내 감독 중에는 프런트의 조언이나 제안을 간섭으로 여기고 배척하는 경우가 적지 않다고 한다. 반면 외국인 지도자들은 프런트와 감독의 역할을 굳이 설명하지 않아도 기본적으로 잘 이해하고 있다고 한다. 자신이 성공하기 위해선 구단과 협력해야 한다는 걸 잘 알기에 적극적으로 받아들이는 것이다.

 

윌리엄스 감독은 선수에 대해 결코 부정적인 언급을 하지 않는다. 늘 긍정적인 면을 얘기하고 선수의 단점보다 장점에 주목한다. 전날 치명적인 실책을 저지른 선수에 대해서도, 극심한 타격 부진에 빠진 선수에 대해서도 마찬가지다. 자신은 여전히 선수를 믿고 있고, 144경기 중에 일부일 뿐이라는 메시지를 끊임없이 던진다. 선수들의 머리에 부정적인 생각이 자리 잡을 틈을 주지 않는다. 무엇보다 윌리엄스 감독은 늘 선수들에게 공을 돌린다. 야구는 기본적으로 선수가 하는 것이라는 생각이다. KIA선수들이 신이 나서 야구를 할 수 있는 원동력이다. 윌리엄스 감독의 리더십이 시즌 끝에 어떤 결과를 만들어낼지 궁금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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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국인 감독 선임의 의미

 

롯데가 국내 최초로 외국인 감독을 선임한 배경은 늘 하위권을 맴돌고 있는 팀의 분위기를 혁신하고자 함이었다. 계속해서 하위권을 맴돌게 되면 패배에 익숙한 분위기가 형성되기 마련이다. 외국인 감독 선임이라는 ‘파격 행보’가 그러한 패배의식을 쇄신하는 효과를 불러일으킨 것이다. SK의 경우도 마찬가지였다. 어느 순간부터 순위표가 아래쪽에 위치하기 시작한 팀의 분위기를 바꿀 필요가 있었다. KIA의 경우 윌리엄스 감독을 영입하며 밝힌 선임 배경으로 '데이터 분석 및 활용', '포지션 전문성 강화', '프로 선수로서 의식 함양', '팀워크 중시' 등을 추진할 적임자로 꼽은 것을 주목할만하다. 한마디로 순혈주의로 점철된 '타이거즈의 문화' 자체를 혁신하겠다는 의지로 해석되기 때문이다. 이처럼 외국인 감독 영입으로 팀의 혁신 의지를 표현했다는 점이 세 팀의 공통점으로 볼 수 있다. 윌리엄스 감독의 경우는 아직 시즌 중이므로 성공 여부를 판단하기 이르지만 앞선 두 외국인 감독은 매우 성공적인 카드였다.

 

외국인 감독의 성공은 영입한 팀만의 성공으로 그치지 않는다. 무한 경쟁 관계인 프로세계에서 새로운 리더십의 성공은 다른 팀과 나아가 리그 전체에도 영향을 주기 마련이다. 세계 각국의 리그마다 고유의 문화와 전통이 있으므로, 리더십에 대해 어느 것이 꼭 옳다고 단정하는 것은 섣부른 일이다. 한 가지 분명한 것은 경쟁에서 이기는 리더십은 분명 배워야 할 가치가 있다는 것이다. 적어도 프로의 세계에서는 그렇다.

 

#외국인 감독의 성공, KBO리그 진화의 계기가 되길

 

국내 지도자로서는 자존심이 상할 수도 있는 일이다. 아무리 선진 야구를 경험하고 현대야구에 적합한 리더십을 갖춘 지도자가 나타난다고 하더라도 한국야구 전반에 대한 이해나 문화적인 부분에 대한 이해, 그리고 자국의 언어로 소통한다는 측면에서는 오히려 국내 지도자가 외국인 지도자보다 훨씬 유리한 입장이기 때문이다. 그런데도 짧은 시간 내에 외국인 감독이 국내에서 성공을 거둔다는 것은 그만큼 국내 감독들의 경쟁력이 떨어진다는 것을 의미한다. 그것은 지도자 개인의 능력과 역량도 문제지만 국내 지도자들이 역량을 마음껏 펼칠 수 있는 환경이 구축되어 있는지도 되짚어볼 문제다. 외국인 지도자의 리더십에 대해 배워야 할 점은 철저히 배우되 동시에 국내 지도자들만이 가질 수 있는 강점과 장점을 살린다면 장기적으로 볼 때 경쟁력 강화의 기회가 될 수 있다. 앞으로는 뛰어난 외국인 감독도 실패하는 사례가 나와야 한다. 그만큼 국내 지도자의 경쟁력이 높아지고 더불어 KBO리그가 진화했다는 증거가 될 것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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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더그아웃 매거진 113호 표지

 

위 기사는 더그아웃 매거진 2020년 113호(9월 호)에서 만날 수 있습니다.


홈페이지 www.dugoutmz.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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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등급 닉네임 어쩌고
  • 2014.03.16 23: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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