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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UGOUT Interview] 덕수고등학교 정윤진 감독 DUGOUTV

dugout*** (dugout***)
2020.10.14 10: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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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루의 소중함을 기억해


아이들은 하루가 다르게 큰다. 부모는 무럭무럭 자라는 자신의 아이를 카메라에, 일기장에 또 머릿속에 담고 싶어 한다. 자식을 사랑하는 부모라면 으레 그렇듯 ‘내 새끼’가 예쁜 법이다. 그런데 무려 27년간 매년 수십 명의 내 새끼를 키워온 이가 있다. 내 아이가 더 나은 아이가 되기를 바라는 마음으로 덕수고등학교 야구부를 27년간 지켜온 정윤진 감독. 무려 13번이나 전국대회에서 우승을 차지한 덕수고의 명장이지만, 선수 한 명 한 명의 장단점을 모두 머릿속에 기억하는 모습은 영락없는 우리네 아빠 같았다. 이번 인터뷰에서는 선수들을 내 자식처럼 키워온 그만의 교육법과 수차례 팀을 우승으로 이끈 비결을 들어봤다.


Photographer 황미노 Editor 송서미 Location 덕수고등학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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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한 번의 잊지 못할 하루


안녕하세요, <더그아웃 매거진>과는 첫 만남인데 간단하게 소개 부탁드려요.

현재 덕수고등학교에서 야구부 감독을 하고 있고요. 2007년 6월 말부터 시작해서 지금까지 하고 있네요. 덕수중, 고등학교 때부터 야구를 했고, 코치, 감독을 합쳐서 27년째 덕수에서 근무하고 있는 정윤진입니다.


축하드려요! 이번 협회장기 전국고교야구대회에서 또 우승했어요. 벌써 전국대회만 23번째 우승인데 기분이 어떤가요?

항상 우승하면 정말 좋아요. 하지만 하루 좋습니다, 딱 하루. 하루가 지나면 또 앞날을 걱정하고 준비해야 해요. 그런 마음가짐이 습관이 됐고, 이제는 루틴이 됐네요. 감독으로 13번 우승을 해보니 그날 하루 좋고 다음 날 눈뜨면 다시 평소처럼 새로운 하루를 준비하고 있어요.


선수들도 스태프들도 다들 너무 기뻤을 것 같아요. 경기가 다 끝나고 나서는 어떻게 회포를 풀었어요?

강원도 횡성에서 모든 게 끝나니까 11시 30분이더라고요. 서울에 오니 1시 반이었어요. 그래서 다 집에 갔어요. 코로나 때문에 모임도 할 수가 없었죠.


누구라도 고개를 끄덕일만한 두 팀의 결승전이었거든요. 세광고는 상대하기 힘든 팀이잖아요. 세광고와의 결승전은 어땠나요?

사실 운이 우리한테 왔던 것뿐이지 상대의 전력이나 힘은 덕수고와 견줬을 때 전혀 모자라지 않았어요. 오히려 세광고의 몇 선수들이 가진 능력이 굉장히 좋아서 정말 어려운 경기를 치를 것으로 생각했는데, 운이 덕수한테 왔다고 생각해요. (특별히 세광고를 상대하기 위해 준비한 것들이 있나요?) 항상 하는 게 있어요. 사실 세광고뿐만 아니라 준결승, 준준결승에서 만난 대전고, 서울고 모두 강팀이거든요. 그런 팀들과 토너먼트 대회를 할 때는 늘 그 학교의 경기 영상을 보고 전력분석을 해요. 아마 모든 팀이 비슷한 형식이겠지만 덕수고는 제가 코치 시절부터 준비한 포맷으로 움직여요. 그 포맷으로 선수들에게 직접 브리핑을 하고요. 세광고와의 경기를 준비할 때도 강원도 횡성의 콘도 숙소에서 한 층을 전세 내서 3-4시간 정도 영상 프레젠테이션을 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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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속 리드를 했지만, 위기의 순간도 있을 텐데요. 대회를 치르면서 어려운 점도 있었나요?

사실 제일 힘든 경기는 포철고등학교와의 1회전이었어요. 그날 경기 내용은 포철고가 더 좋았지만 결국 뎁스에서 덕수고가 우위였죠. 덕수고는 기용할 수 있는 선수 폭이 넓었거든요. 당시 포철고는 선수 인원이 적어서 나중에 들어올 투수가 없었어요. 그 차이로 10-8로 승리했죠. 두 번째는 대전고등학교와의 경기였어요. 이재희라는 투수가 에이스였는데 정말 씩씩하게 잘 던지더라고요. 고전했어요. 아마 그 선수는 이번에 상위권 드래프트일 거예요.


아쉬웠던 7월 청룡기 이후 이번 협회장기까지 한 달 정도 시간이 있었는데, 그때는 어떻게 전열을 가다듬었는지도 궁금해요.

아마 선수들이 굉장히 힘들었을 거예요. 매일 밤 11시까지 2-3주 가량을 제가 직접 진두지휘했어요. 나승엽 선수가 주장인데, 아마 지옥 같았을 거예요. 승엽이 손이 다 찢어지고 피가 날 정도로 연습했거든요. 다들 잠깐이라도 앉아있을 시간이 생기면 자더라고요. 그렇게 연습하고 대회 일주일 전부터는 컨디션 관리를 했죠. 훈련량을 확 줄이니까 다시 기운을 차리더라고요.


선수들 이야기를 좀 해볼게요. 이번 경기에서는 1학년 신인 투수 심준석이 특히 눈에 띄었어요. 6이닝 동안 무려 삼진을 12개나 잡아냈잖아요. 감독님이 보는 심준석은 어떤 선수인가요?

준석이는 수원의 매양중학교를 나온 아이예요. 덕수고는 특성화 고등학교여서 경기, 인천 지역 학생들이 마음대로 지원할 수 있거든요. 작년 10월에 우연히 매양중에 갔다가 준석이가 야구 연습하는 모습을 봤어요. 덩치는 지금처럼 큰데 제구가 안 되더라고요. 공을 던지면 땅에 처박히거나 하늘로 솟았어요. 그래서 감독에게 물었더니 게임을 하면 죄다 포볼이나 데드볼이 나와서 상대팀 선수들이 가만히 서 있을 정도였다고 하더라고요. 하지만 제 눈에는 잠재력이 어마어마한 선수였죠. 그래서 직접 덕수고를 지망해보라고 함께 재밌게 야구를 해보자고 말했어요. 물론 스카우트는 아니었고, 특성화고인 덕수고는 누구나 지원할 수 있으니 제안을 한 거죠.


직구도 굉장히 빨라요. 이번에 최대 153km/h까지 찍혔는데, 감독님이 보기에도 기대되는 선수 중 하나일 텐데, 이번에 선발 투수로 선택한 이유도 분명할 것 같아요.

고민을 좀 많이 했어요. 사실 준석이를 후반기 대회에서 쓰려고 준비를 좀 했거든요. 중학교 3학년들이 3월 1일에 합류했는데 그때도 여전히 밸런스에 문제가 있었어요. 그래서 대화 끝에 하나씩 계단을 올라가기로 했죠. 두세 계단을 한 번에 올라가려고 하면 다치니까 하나씩 하나씩 해보자고요. 그런데 한 달 한 달 지날수록 점점 더 발전하더라고요. 1학년이다 보니 경기 경험이 많이 없는데도 이번에 정말 잘해줬어요.


경기 직전까지도 세 명의 후보가 준비했다면서요?

네, 준석이하고 다른 친구들 세 명을 한 시간 전에 미리 웜업을 시켰어요. 셋 중에서 볼 컨디션 제일 좋고 구위가 제일 좋은 녀석으로 선발을 하자고 투수 코치와 상의했죠. 제 눈으로 직접 보니까 준석이가 컨디션이 제일 좋더군요. 그래서 준석이를 불러서 못해도 되니까 자신 있게 던지라고, 웃으면서 즐기면서 하고 내려오라고 했어요. 그랬더니 “잘 즐길 수 있습니다!”라고 하더라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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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회부터 박찬진의 홈런이 터지면서 대박 조짐이 있었는데, 무려 13득점으로 승리했어요. 타선에서도 활약이 엄청났죠?

덕수고의 중심타선은 모든 사람이 잘 알고 있는 선수들이에요. 박찬진, 나승엽, 장재영. 자타가 공인하는 고등학교 최고의 선수들이죠. 이 친구들 앞에 테이블세터들이 나가만 주면 대량득점을 할 수 있다고 항상 생각했어요. 물론 결승전 경기는 하위타선이 더 잘해줬지만요. (웃음)


물론 모든 선수가 최선을 다해줬지만, 이번 경기에서 의외의 모습을 보여준 선수도 있을 것 같아요. 예상치 못한 활약을 한 선수도 있나요?

1학년에 김현태, 한상훈, 안재현 이런 친구들이 자기 실력을 100% 이상 발휘해줬어요. 사실 이번 경기에서는 승엽이만 조금 부진했지, 찬진이, 재영이, 상훈이, 현태, 준성이 등은 공격에서 정말 뛰어났어요.


장재영 선수 얘기를 빼놓을 수가 없잖아요. 최우수선수상부터 홈런왕, 타격왕, 타점왕까지 주요 수상을 다 휩쓸었어요.

재영이는 중학교 때까지 유격수를 하면서 투수를 했어요. 고등학교에 올라오면서 투수를 시켜야겠다고 재영이 아빠한테 얘기했죠. 재영이 아빠는 반반이었어요. 워낙 타격도 좋았으니까요. 하지만 150km/h 이상 던질 수 있는 선수라고 확신했고 투수만 전념을 시키자고 제안했어요. 올해 비공인으로 157km/h까지 나왔어요. 많은 스카우트가 보는 앞에서 여러 개가 나왔죠. 어린 나이에 너무 많은 주목을 받다 보니 올 한해 많이 부담스럽고 힘들었을 거예요. 하지만 잘 버텨줘서 고맙고, 덕분에 피날레를 주연으로 장식했다고 생각해요.


장재영 선수의 아버지인 장정석 해설위원과도 친분이 깊다고 들었어요.

장 위원과는 1989년 덕수고에서 처음 만났어요. 제가 고3이고 장 위원이 고1이었죠. 집도 같은 방향이어서 항상 같이 다녔어요. 그 시절엔 선배 심부름도 좀 해주고 글러브도 닦아주는 당번이라는 게 있었거든요. 장 감독이 제 당번 후배여서 아주 가까웠던 친구예요. 게다가 장 위원의 아내도 덕수고 출신이거든요. 둘 다 덕수고 80회 졸업생이어서 저와도 줄곧 가깝게 지냈죠. 둘의 자녀 중 둘째가 재영이에요.


초등학생 때부터 장재영 선수를 지켜봤겠네요.

재영이 4학년 때 전화가 왔어요. 당시 장 위원은 키움 히어로즈 운영팀장이었는데 아이가 야구를 하고 싶어 한다고 하더라고요. 그때 목동에 있는 갈산초등학교를 소개해줬죠. 갈산초 강정학 감독이 매년 전국대회 우승을 하는 초등학교 챔피언팀 감독이거든요. 3개월 후에 보니 정말 잘하고 있더라고요. 물론 타고 난 재능도 있지만, 초등학교 때 기본기를 잘 잡은 거죠. LG 트윈스 고우석, 두산 베어스 유재유, KIA 타이거즈 장재혁 등 갈산초 출신에 훌륭한 선수가 많거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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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덕수고의 하루하루


작년에는 전국체전에서 우승했고, 올해는 협회장기에서 우승을 따냈어요. 감독으로만 13번이나 우승을 이끌었어요.

이미 선배 세대인 삼성 라이온즈 초대 감독인 서영무 감독님과 조두복 감독님이 11번을 우승하셨어요. 감사하게도 제가 그 기록을 넘었다고 언론에 나오더라고요. 물론 우승을 많이 하는 건 기쁘지만 숫자는 중요하지 않다고 생각했어요. 우승이 잦은 건 좋은 코치들과 선수들을 만난 덕분이니까요.


직접 와서 보니 선수들의 훈련 환경도 뛰어난 것 같아요.

덕수고 시스템이 이렇게 좋은 데는 총동문회와 야구부 후원회의 역할이 50% 이상을 차지해요. 연간 1억 5천만 원 이상의 많은 기금을 후원해주시고 있거든요. 심지어 대회 때마다 아이들의 영양 섭취를 위해 고기를 후원해주는 분도 있어요. 김복진 회장님, 박완석 사무처장님, BMW코리아 김효준 회장님, 김영민 후원회장님이 앞장서서 도와주신 덕분에 선수들이 경기 때 실력 발휘를 할 수 있는 거죠. 동문의 힘이 아주 커요.


덕수고는 연습량이 많기로 소문난 학교잖아요. 연습량이 많아서 살찐 선수가 없다는 우스갯소리도 있어요.

훈련을 좀 많이 하긴 해요. 아무래도 반복훈련을 하다 보면 자신감이 붙게 되거든요. 수능 볼 때 공부 많이 하면 문제를 잘 푸는 것처럼 예체능도 똑같아요. 많은 시간을 할애해서 연습하면 중요한 순간 잘 던지고 잘 칠 수 있는 거죠. (연습량이 어느 정도인가요?) 결석일수가 1년에 40일이 넘으면 자동 제적된다는 교육청 지침이 있어요. 그 범주 안에서 최대한 훈련을 하고 있죠. 운동장 안에 조명시설이 다 돼 있어서 해가 져도 훈련을 할 수 있거든요. 실내 연습장도 매우 크고 웨이트 트레이닝장도 따로 있어요. 야간에도 이 세 곳을 효과적으로 운영하기 때문에 교과수업을 충분히 해도 훈련이 가능한 거죠. 그 점이 선수들에게 굉장히 도움이 됐다고 생각해요.


승리의 공을 다른 곳에 많이 돌리는데, 감독님의 역량도 굉장히 중요하잖아요. 감독으로서 본인의 장점은 뭐라고 생각하세요?

출퇴근을 열심히 합니다. (웃음) 정말로 제가 출퇴근을 제일 잘할걸요? 사실 다른 점은 다른 지도자분들에 비해 나은 게 없다고 생각해요. 물론 선수들과 있는 시간이 좀 많은 건 있어요. 대화도 좀 많이 하고요. 많이 지켜봐야 이 선수가 무엇을 잘하고 무엇이 부족한지 알 수 있거든요. 가까이에서 지도하지 않으면 잘 몰라요. 기용할 때 이 선수가 어느 때 강하고 어느 때 약한지 알아야 해요.


정윤진 감독님만의 교육법이 있다면 무엇이 있을까요?

별다른 건 없어요. 아이들에게 늘 하루하루 최선을 다하라고 해요. 하루도 헛되이 보내지 않았으면 해요. 늘 자기 전에 어떤 뿌듯함과 성취감이 생긴 상태에서 잠자리에 들어야 해요. ‘내가 오늘 뭐 했지?’라고 생각하는 순간, 의미 없는 하루였던 거죠. 그건 ‘죽은 하루’라고 생각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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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럼 선수들을 이끌 때 가장 어려운 점은 무엇인가요?

선수들의 가치관이 5년 단위로 달라지더라고요. 요즘은 선수들이 개인적인 성향이 좀 강해졌어요. 팀보다는 ‘나’가 먼저예요. 하지만 야구는 단체운동이잖아요. 협동과 팀워크가 중요하기 때문에 그런 부분을 지도하는 게 쉽지 않아요.


슬럼프에 빠져있거나 힘들어하는 선수들을 보면 어떤 조언이나 격려를 해주나요?

그 선수가 잘했을 때 영상을 보여주거나 그때의 기억을 상기시켜줘요. 그러려면 감독과 코치가 늘 머릿속에 선수들의 모습을 그려놔야 해요. 한 선수에 대해서 꼼꼼하게 기록하고 기억해야 선수들이 조금이라도 더 빨리 슬럼프를 극복할 수 있다고 생각해요.


그런 선수는 없겠지만, 만약 말을 잘 듣지 않는다거나 꾀를 부리는 모습이 포착된다면 혼을 내기도 하나요?

그럼 그냥 운동을 안 시켜요. 그냥 서 있으라고 하거나 “네가 하고 싶은 거 해. 효과도 없는데 뭣 하러 야구해, 그냥 집에 가”라고 하죠. 하고 싶지 않을 때는 하지 않는 게 낫기도 해요. 억지로 하는 건 능률이 떨어지거든요. (그럼 반대로 너무너무 잘했을 때는요? 감독님만의 칭찬 방법, 포상방식도 궁금하네요.) 잘했을 때는 “이게 네 본모습이다”라면서 자신감을 불어 넣어 줘요. 앞으로도 이렇게 잘 하려면 꾸준함이 필요한데, 꾸준함을 유지하려면 또 복습이 필요하고, 그럼 또 연습해야 하고. 그런 식이죠. (웃음)


올해 덕수고에 좋은 일이 참 많아요. 협회장기 우승도 있지만, 대회 도중 장재영이 키움 1차 지명을 받기도 했잖아요. 가장 뿌듯함을 느끼는 순간일 것 같아요.

사실 재영이는 작년 가을부터 예견됐던 거라 감흥이 좀 덜 하더라고요. (웃음) 물론 1차 지명이나 좋은 대학교, 좋은 프로 구단에 가는 것도 분명히 뿌듯해요. 하지만 조금 부족하고 아쉬웠던 친구들이 잘됐을 때가 가장 뿌듯한 것 같아요. 이정호라는 친구를 야구와 공부를 병행시켜서 서울대학교에 보냈을 때가 그중 하나였어요. 같이 울면서 통화했거든요. 본인이 해냈다는 마음을 갖고 저와 함께 눈물 글썽거리며 대화할 때가 제일 행복하더라고요.


그럼 이 선수는 이 부분만 고치면 대성하겠다 싶은 선수는요?

한태양 선수요. 내년에 키움 김하성 같은 선수가 될 수 있는 소질과 능력이 있어요. 제가 2014년에 청소년 국가대표팀 감독을 맡았는데, 그때 키움 임병욱, 김하성, KT 위즈 배정대, NC 다이노스(현 KIA) 김태진, 롯데 자이언츠 박세웅 선수를 데려갔어요. 당시 하성의 모습이 지금의 태양이와 비슷해요. 한 가지 아쉬운 건 태양이가 하성이의 집중력과 자신감을 따라갈 수가 없다는 거예요. 평소 꾸준히 이미지 트레이닝을 하고 강인한 멘탈과 긍정적인 사고방식을 키우면 분명 잘될 친구예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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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앞으로의 또 하루

 

그럼 감독으로서 스스로가 아쉬워서 고치고 싶다고 생각했던 부분도 있나요?

많죠. 아쉬운 것도 많고 반성하는 것도 많아요. 항상 자기 전에 기도해요. 우리 선수들 아프지 않게 해주세요. 부상 없게 해주세요. 그리고 내일은 좀 더 부드러운 감독이 되게 해주세요. (웃음) 빼놓지 않고 하는 기도예요.


덕수고의 명성을 이어가려면 앞으로도 중요하잖아요. 앞으로 덕수고를 어떻게 이끌어 갈 생각인가요?

십여 년 전 처음 감독을 할 때 동문들에게 공약했어요. 대한민국 모든 유소년 선수들이 오고 싶어 하는 학교를 만들겠다고요. 어느 정도는 지켜진 것 같죠? (웃음) 야구를 좋아하는 아이들이 희망하는 학교를 만들고 싶어요. 또 여기서 졸업한 아이들이 모두 잘 되는 학교요. 그게 제가 가진 사명감이에요.


앞으로 덕수고가 얼마나 더 잘 될지 기대가 되네요. 또 좋은 소식이 있더라고요.

덕수고가 2024년 3월에 위례덕수고등학교로 재개교해요. 학교 안에 야구부 생활관을 프로 수준으로 만들었어요. 5층짜리 단독 건물에 선수들 숙소와 편의시설과 실내 연습장, 웨이트 트레이닝장, 전력분석실이 있고, 실내 연습장은 아마 대한민국 아마추어 야구부 중 제일 크고 훌륭할 거예요. 2개의 정규야구장이 생기고 2억 5천만 원짜리 전용 버스도 생길 예정입니다. 앞으로가 더 기대돼요.


마지막으로 좋은 소식과 함께 이 인터뷰를 보고 있을 선수들에게 한마디 해주세요.

우승하기까지 선수들이 너무 고생 많이 했고 힘들었기 때문에 이제는 좀 더 즐겁게 야구를 하게 감독이 잘 만들어놓겠습니다. 학생 여러분, 즐거운 가을 시즌 준비하고 항상 부상 없이 건강하게 열심히! 하루하루 후회 없는 삶을 살았으면 좋겠습니다.


덕수고를 응원해주신 팬, 아마야구 팬들에게도 부탁드려요.

<더그아웃 매거진>을 사랑해주시는 애독자분들, 야구를 사랑해주시는 팬 여러분, 아마야구에 관심을 가져주셔서 늘 감사드리고요. 아마야구 중 한 팀인 덕수고 감독으로서 아마야구 발전을 위해 더 열심히 하고 유소년들에게 모범이 되는 야구부 감독이 되겠습니다. 감사합니다!

 

***

야구는 유일하게 희생의 개념이 있는 스포츠다. 희생플라이, 희생번트. 그만큼 나보다 동료를, 나보다 팀을 생각해야 하는 게 야구다. 27년간 덕수고에 몸 바친 정윤진 감독에게서도 그 희생정신이 엿보였다. ‘어떻게 하면 내 새끼가 조금 더 돋보일까.’ 정 감독을 조명하는 인터뷰임에도 대화 내내 선수들과 덕수고 자랑에 여념이 없었다. 마지막까지 선수들을 소개하며 한 번이라도 더 아이들이 드러나길 바라는 모습은 마치 부모님 같았다. 선수들의 하루하루를 자신보다 더 소중히 여겨주는 감독님이 있기에, 덕수고가 수십 차례 우승을 거머쥐고 선수들도 매년 더 좋은 결과를 얻는 게 아닐까. “(나와 너의) 하루를 소중히 하라”, 그만의 교육법이 이 인터뷰에 고스란히 녹아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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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더그아웃 매거진 114호 표지


위 기사는 더그아웃 매거진 2020년 114호(10월 호)에서 만날 수 있습니다.


홈페이지 www.dugoutmz.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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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등급 닉네임 어쩌고
  • 2014.03.16 23: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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