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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UGOUT People] KT 위즈 소형준 DUGOUTV

dugout*** (dugout***)
2020.10.28 11: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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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하이파이브 1

 

평상 운행


바람에서 찬 기운이 느껴진다. 바야흐로 포스트시즌의 계절이다. 쌀쌀한 날씨 속에 KBO리그 순위 경쟁도 거세다. 특히 올 시즌 순위표엔 NC 다이노스, KT 위즈와 같이 첫 우승을 노리는 팀이 포진돼 있다. 추석 연휴가 지나고 순위 싸움이 한층 활발해진 가운데, KT의 약진이 두드러진다. 꾸준한 상승세로 LG 트윈스와 2위 싸움을 이어가고 있다. 창단 첫 포스트시즌이 코앞이다. 그리고 그 중심에 만 19세의 신인이 있다. 벌써 11승을 거두며 국내 투수 가운데 가장 많은 승리를 기록하고 있다. 신인이라는 말이 무색할 정도로 노련하고 안정적이다. KT가 불러일으킨 폭풍 한가운데, ‘슈퍼루키 소형준이 있다.


Photographer 황미노 Editor 조예은 Location 수원 KT위즈파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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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의 만남은 우연이 아니야


안녕하세요. 1년 만에 다시 만나게 됐어요. (10 7일 인터뷰)

학교 도서관에서 자주 보던 잡지에 표지 모델까지 하게 돼서 영광이에요.


지난해엔 더그아웃 리포트 인터뷰에서 만났어요.

그땐 인터뷰가 처음이라 뭔지도 모르고 했어요. 얼떨떨했던 기억이 있네요.


지난 인터뷰에서 투구 수에 따른 구속 저하가 아쉽다고 했어요. 지금은 어떤가요?

지금은 아예 구속 자체가 떨어져 있는 상황이에요. 풀타임 시즌을 보내면서 시즌 초보다 구속이 떨어졌어요. 그 부분은 아직도 숙제로 남아 있네요.


국가대표에 대한 의욕도 보여줬어요. 그리고 세계청소년야구선수권대회 한·일전에 선발 등판했잖아요.

한참 일본 불매운동이 활발하던 때였어요. 그래서 일본에 절대 지면 안 되겠다고 생각했죠. 공 하나하나에 혼을 담아서 던졌어요. 정말 전력으로 던졌죠.

 

퀄리티 스타트를 기록했지만, 막판이 아쉬웠을 것 같아요.

제가 마운드에서 내려갈 때 2점 차로 지고 있었어요. 이미 제가 할 수 있는 일은 끝났다고 생각하고 벤치에서 열심히 응원했죠. 기도하면서 지켜봤는데 다행스럽게도 이겼어요.


같이 국가대표로 뛰었던 선수들과 연락도 자주 하나요?

삼성 라이온즈의 ()윤동이나 김지찬, 롯데 자이언츠 최준용과 자주 연락하고 있어요. (또래 선수들도 활약하고 있네요.) . 같이 잘하고 있어서 신기하고 좋아요.


이제는 성인 국가대표에 도전해보고 싶지 않나요?

아직 제가 그 정도 실력은 안 된다고 생각해요. 좀 더 잘하고 나서 생각해봐야겠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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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슈퍼루키

 

그때와 지금을 비교해보면 여러 가지가 달라졌을 것 같아요.

그땐 제가 팀의 주축이었어요. 후배도 이끌고 팀의 성적도 생각해야 했죠. 지금은 프로에서 하나씩 배우면서 성장해나가는 단계라 그런 부분이 달라요.


첫 선발 등판이 가장 기억날 것 같아요.

그땐 몸이 붕 떠 있는 기분이었어요. 2회까진 그런 느낌으로 공을 던졌죠. 숨도 크게 쉬고, 마음을 가라앉히고 나선 정상적으로 던질 수 있었어요.


계속 선발 로테이션을 돌고 있는데, 체력적인 부분은 어떤가요?

크게 힘든 부분은 아직 없어요. 지금 시즌이 거의 끝나가고 있기 때문에 더 힘이 나요. (가을야구가 기다리고 있어요.) 일단 시즌부터 잘 끝내는 게 중요하다고 생각해요.


6월 말에는 페이스가 떨어지면서 2군에 내려갔어요. 어떤 부분을 보완했나요?

3일 정도 아예 공을 던지지 않았어요. 계속 쉬다가 투수코치님과 좋지 않은 부분을 교정했죠. 상체가 앞으로 쏠리면서 공이 위로 뜨는 경향이 많았어요. 그래서 제구가 흔들렸죠. 그 부분을 캐치볼을 하면서 집중적으로 고쳤어요. 다행스럽게도 많이 좋아져서 쉬고 와선 제구가 좀 더 잘 됐어요. 좋은 결과도 많이 냈고요.


8월엔 월간 MVP도 수상했어요.

전혀 생각 못 했어요. 기자단에서 많이 투표해주시고, 팬분들도 예쁘게 봐주셔서 받을 수 있었다고 생각해요. 감사하죠.


아쉬웠던 경기도 있을 텐데요.

8 16일 잠실야구장에서 두산 베어스 상대로 던졌을 때가 가장 아쉬웠어요. (이유가 궁금해요.) 쉬기 전에 있었던 좋지 않은 습관이 다시 나왔어요. 볼도 많았고 볼넷도 많이 줬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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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숫자만으론 표현할 수 없는 가치


9 12 10승을 달성했어요.

한화 이글스 상대로 기록이 좋지 않았어요. 왜 한화 상대로 어려운 경기를 하는지 고민했죠. 이전에 던진 영상을 보니까 제가 카운트를 불리하게 끌고 가더라고요. 그래서 타자에게 유리한 상황에서 안타를 맞는 경우가 많았어요. 그래서 공격적인 투구를 하려고 노력했어요. 스트라이크 존으로 던지려고 했던 게 좋은 결과로 이어졌어요. (경기가 끝날 때까지 긴장했을 것 같아요.) 불펜 투수 형들을 믿고 편하게 있었어요.


등판 전에 떨리진 않았나요?

남은 등판이 몇 번 더 있으니까 하던 대로만 하면 달성할 수 있으리라 자신감을 가지고 있었어요. 제가 던질 수 있는 공을 던지겠다고 생각했죠. 숫자는 크게 신경 안 썼어요.


당시 특별히 받았던 조언이 있을까요?

투수코치님도 숫자는 신경 쓰지 말고 하던 대로 하라고 조언해주셨어요. 그래서 그렇게 던졌고요.


고졸 신인 첫 시즌 10승은 류현진 선수가 마지막이었어요.

그렇죠. 14년 만에 나온 기록이라 남다르게 느껴지고 뿌듯해요.


류현진 선수의 컷패스트볼을 참고했다면서요.

예전부터 슬라이더를 컷패스트볼 식으로 던지려고 연습하고 있었어요. 6월 말에 2주 정도 쉬면서 좀 더 집중적으로 연구했어요. 투수코치님께도 질문했고 오드리사머 데스파이네, 윌리엄 쿠에바스에게도 그립을 물어봤죠. 그리고 방에 누워서 유튜브를 보던 중에 류현진 선배님의 영상을 발견했어요. 그 영상을 보면서 이미지 트레이닝을 했던 것이 좀 더 빨리 습득할 수 있었던 비결이라고 생각해요.


열 번의 승리를 지켜준 불펜 선배들에게 이 자리를 빌려 감사 인사를 해보면 어떨까요?

제가 주자를 세워두고 내려올 때마다 잘 막아주셔서 감사해요. 지금 11승을 기록하고 있는데 잘 지켜주셔서 정말 감사하고. (웃음) 이렇게 각 잡고 하려니 또 잘 안 되네요.


지금 국내 선발투수 중 유일하게 10승 고지에 올랐어요.

전혀 예상 못 했어요. 하다 보니 여기까지 왔네요.


올해 남은 기간 동안 몇 승을 목표로 하고 있나요?

제 승수보다는 팀의 승리가 더 중요해요. 제가 승리를 기록하지 못하더라도 팀만 이기면 된다고 생각해요. 개막 전에 제 목표가 10승이었거든요. 이 목표를 이뤘으니 다음 등판부터는 편하게 제 페이스 유지하면서 던지려고 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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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T의 프랜차이즈 스타


강백호 선수에 이어 KT 유니폼 판매량 2위예요. 인기를 실감하나요?

저도 기사로 보고 알았어요. (웃음) 코로나19 때문에 팬분들이 야구장에 못 오고 계시는데, 찾아와주시면 그때 더 실감이 날 것 같아요.


아무래도 관중이 있으면 느낌이 다르죠?

관중이 30%까지 입장했을 때는 확실히 느낌이 달랐어요.


대형준이라고 많이 불려요. 최근 팬 공모를 통해 스스로 애칭을 정했던데.

팬분이 직접 지어주신 애칭이라 더 마음에 들어요. (아쉽게 탈락한 애칭 중에 하나 고르자면?) 소확행이요.


리틀야구 월드시리즈에 강현우 선수와 같이 나갔어요.

그때부터 ()현우는 알고 지냈어요. 어쩌다 보니 고등학교도 같이 가고, 어쩌다 보니 프로도 같이 오게 됐네요. (운명 같은데요?) 아 운명은 아니에요. 그냥 어쩌다 보니까. (웃음)


선배들과는 어떻게 지내나요?

너무 잘 챙겨주세요. 그래서 제가 적응을 빨리할 수 있었다고 생각해요. ()성우 선배님이 잘 챙겨주세요. (그럼 가장 친한 선배는 누구인가요?) 제 룸메이트 ()제성이 형.


원정길을 떠나면 룸메이트와 가장 오래 붙어있겠네요.

코로나19 때문에 호텔에서 나가질 못해요. 그래서 계속 방에 있죠. (어떤 이야기를 주로 하나요?) 그날 경기나 지난 등판에서 어떻게 던졌는지 주로 이야기해요.


장성우 선수와의 배터리 호흡은 어떤가요?

저보다 훨씬 선배고, 프로를 잘 아시기 때문에 믿고 던져요.


이번에 1차 지명을 받은 신범준 선수에게 조언해준다면?

똑같은 야구니까 어렵게 생각하지 말고 자기 것만 잘한다면 성공할 수 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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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살 소형준


의미 있는 20살이 될 것 같네요.

살면서 가장 빨리 지나간 1년이에요. 캠프 다녀온 지 얼마 안 된 것 같은데 벌써 시즌 막바지를 향해서 가고 있네요. 시간이 이렇게 빨리 가는지 올해 처음 알았어요.


취미가 궁금해요.

야구를 안 할 때는 거의 집에만 있어요. 누워서 뒹굴뒹굴하는 게 제일 좋아요.


움직이는 걸 싫어하시나 봐요.

약속이나 계획이 있으면 나가긴 해요. 친구를 만난다든가. 대신 아무 일 없이 절대 안 나가는 타입이에요.


투머치토커 기질이 있다고 하던데요.

이건 진짜 잘못된 거예요. 제가 먼저 전화를 한 적은 없고요. 매번 ()진욱이한테 전화가 와요. 제가 전화 좀 끊자고 하면 절대 안 끊어요. (유신고 자랑도 했다면서요.) 진욱이가 자꾸 유신고 전국대회 떨어졌다고 말하더라고요. 그래서 지난해에 진욱이가 유신고에 두 번 패전투수가 됐던 이야기를 해줬어요.


그리고 어떤 이야기를 자주 하나요?

프로 생활에 대해 많이 물어봐요. 승리할 때마다 축하 연락도 많이 오고, 야구 이야기를 주로 해요. (프로 선배로서 조언도 하나요?) 진욱이는 제가 조언하지 않아도 잘할 선수예요. 그래서 딱히 조언은 하지 않고 넌 잘할 거니까 프로 와서 자신 있게 하라고 말해주죠.


이 자리에서도 유신고 자랑을 해줄 수 있을까요?

기본기가 아주 탄탄하고 선수들 인성이 돼 있는 학교입니다. (이성열 감독님은 어떤가요?) 호랑이 같은 감독님이시죠. 따뜻하신 분인데 표현을 잘 안 하시는 편이에요.


이강철 감독님과는 어떻게 지내는지 궁금해요.

감독님께서 저에게 좋은 말 많이 해주시고 조언도 해주세요. 자신 있게 던지라는 이야기를 많이 해주세요. (호랑이 스타일은 아니군요?) 그렇죠. 따뜻하신 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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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큰 한 걸음


신인왕에 가까웠다는 생각이 없진 않을 것 같아요.

그런 생각은 하고 있죠. (수상 소감도 준비하고 있나요?) 생각하고 있긴 한데, 구체적인 건 없고 어떤 이야기를 해야 할지 고민 중이에요.


감사한 분을 미리 생각해두면 좋을 것 같은데요.

일단 부모님. 그리고 초, , 고등학교 코치님, 감독님. 프로에서 기회 주신 감독님과 코치님 이야기를 해야 할 것 같아요. (혹시 더 있나요?) 친구들?


친구들과 평소에 어떻게 지내나요?

선발 등판 전날에 응원을 많이 해줘요. 그래서 더 힘이 나죠. (시즌 중에 만나기는 어렵잖아요.) 그래서 시즌 끝나면 친구들에게 밥 많이 사주려고요. (웃음)


올 시즌을 스스로 평가한다면?

안 아프고 시즌 잘 치르고 있어서 다행이에요. 가장 큰 수확이기도 하고요.


새롭게 느낀 부분도 많을 것 같아요.

구속보다는 제구가 중요하다는 걸 크게 느꼈어요. 원래 알고 있었지만, 더 실감했죠. 그리고 시즌을 치르는 게 체력적으로 아주 힘들다는 것도 실감했어요. 내년에는 좀 더 잘 준비하려고 해요.


평소 체력 관리는 어떻게 하나요?

많이 자고 많이 먹어요. 그게 제일 중요하다고 생각해요. (가리는 음식은?) 저는 거의 다 잘 먹어요.


첫 포스트시즌, 각오가 궁금해요.

공 하나하나 더 힘 있게 전력으로 던지려고요. 그렇다고 의욕이 앞서면 실수가 나올 수 있으니까, 하던 대로 해야죠.


지난번에 야구란 인생의 동반자라고 했어요.

그때의 생각은 지금도 변함없어요. (동반자와 행복한 시간 보내고 있나요?) . 야구를 이렇게 재미있게 하는 건 처음이에요.


***

수많은 신인이 KBO에 등장하지만 모든 신인이 남는 것은 아니다. 특히 좋은 선발투수는 쉬이 나오지 않는다. 고등학교를 막 졸업한 선수라면 더더욱 그렇다. 그렇기 때문에 소형준의 2020시즌은 인상적을 넘어 충격적이다. 그의 활약상에 많은 이유가 붙는다. 제구가 좋아서, 주변의 도움으로, 혹은 그냥 천재라서. 소형준의 야구는 늘 하던 대로. 어떤 상황에서도 생각한 대로, 준비했던 만큼 보여주려 노력한다. 흔히 말하는 연습을 실전처럼, 실전을 연습처럼이다. 신인답지 않은 안정감이 어디에서 비롯됐는지 금세 알 수 있었다. 첫 가을야구를 맞는 KT에 가장 필요한 덕목이다. 그의 야구는 분명 가을에 더 빛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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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더그아웃 매거진 115호 표지


위 기사는 더그아웃 매거진 2020년 115호(11월 호)에서 만날 수 있습니다.


홈페이지 www.dugoutmz.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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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등급 닉네임 어쩌고
  • 2014.03.16 23: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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