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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UGOUT Universe] 인하대학교 박찬희 DUGOUTV

dugout*** (dugout***)
2023.03.20 12: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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길이 먼 것에 뜻이 나타나는 것일까


비시즌야구가 그리운 팬들에게 소소한 즐거움을 주는 JTBC 프로그램 최강야구’. 김성근 감독이 새롭게 부임하면서 몬스터즈는 이름 그대로 최강이 돼 가고 있다특타와 펑고를 피하고자 이 악물며 치고 달리는 베테랑 사이에서 특타 기회가 그저 소중한 선수도 있다바로 인하대학교 졸업을 앞둔 몬스터즈 막내 포수 박찬희다고등학교와 대학교 드래프트에서 연이어 지명받지 못한 아픔에도 프로야구라는 꿈의 무대를 포기하지 않은 이 선수를 보면지명 실패는 결과가 아니라 과정이라 느껴진다혹여나 몇 번 더 넘어져 남들보다는 조금 늦더라도반드시 그가 가장 빛날 수 있는 곳에 다다를 것이라 믿어 의심치 않는다.


Photographer Inbi Na Editor Seohyeon Kim Location Dugout Magazine Studi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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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찬희


출생 2001년 1월 19 신체조건 180cm 93kg 출신교 청원중-청원고-인하대 포지션 포수 투타 우투우타 2022년 성적 23경기 타율 0.316 24안타 2홈런 11타점 2도루 OPS 0.884


안녕하세요먼저 자기소개 부탁해요. (1월 27일 인터뷰)

안녕하세요이번에 인하대학교 졸업 예정인 포수 박찬희입니다제가 졸업 유예를 한다고 소문이 났는데사실은 독립 야구단 파주 챌린저스에 입단하게 됐어요.


최강야구 촬영은 이어지고 있나요새해에는 어떻게 지내고 있나요?

촬영은 12월 초쯤 끝났고 지금은 개인 운동을 하고 있어요아무래도 지난 드래프트에서 지명을 못 받았고육성선수도 안돼 사실 야구를 그만두려고 했어요그런데 감사하게도 최강야구를 함께하게 돼 다시 시작해보자는 마음이 생겼어요그래서 새해에도 열심히 운동하며 지내고 있습니다.


재활 운동을 하고 있다고 들었는데지금 몸 상태는 어떤가요?

지난 시즌 마지막 경기인 전국체육대회가 끝나고 최강야구에 합류했는데그때부터 팔꿈치가 안 좋았어요병원에 갔는데 신경 쪽에도 염증이 생겼고 안쪽 인대도 치료가 필요하다고 하더라고요다행히 치료받고 재활하면서 많이 좋아져서 지금은 공을 던질 수 있을 정도로 좋아졌어요.


최강야구 선배들과 방송 외에 만나기도 하나요?

선배님들하고 연락은 하지만따로 만난 적은 없어요. ()수현이 형이랑은 만나서 밥 먹은 적은 있어요수현이 형은 제가 중간에 합류해서 적응하기 어려울 때 옆에서 잘 도와줬어요제가 그렇게 낯을 가리는 성격은 아닌데 워낙 대선배님들이다 보니 다가가기 어려워서 혼자 빠져있었거든요그럼 수현이 형이 먼저 다가와서 말 걸어주고 챙겨 줬어요저도 형한테 의지했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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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생의 전환점


최강야구에 출연하게 된 계기는 무엇인가요?

인하대 소속으로 치른 마지막 대회가 전국체육대회였어요시합 전에 관중석에서 대기하고 있는데 모르는 번호로 전화가 온 거예요최강야구 메인 작가님이라고 하시더라고요그 전에 이미 우리 학교하고 촬영이 끝난 상태였거든요윤준호 선수가 두산 베어스 지명을 받아서 대체자로 포수가 필요한데저를 영입하고 싶다고 하셨어요그 자리에서 바로 하겠다고 했죠고민 없이 바로 결정했고 대회 끝나자마자 바로 합류했어요.


몬스터즈를 상대 팀으로 만났을 때와 소속팀이 됐을 때 느낌이 어떻게 다른가요?

간단하게, ‘무섭다와 든든하다로 나뉘어요처음 몬스터즈를 상대한다는 소식을 들었을 때 정말 큰 영광이었어요그 전부터 이미 방송하고 있어서 저도 즐겨봤는데 갑자기 우리 학교로 섭외가 왔다 해서 몸 풀다가 애들끼리 소리 지르면서 뛰어다녔어요또 인하대에서는 제가 4학년이기도 하고 포수이다 보니 팀을 이끌어야 한다는 부담이 강했는데 몬스터즈에 합류하니 저보다 훨씬 노련한 대선배님들이 많아 제가 다른 생각 없이 편하게 제 것만 할 수 있는 상황이어서 든든했어요.


원광대학교와의 1차전 얘길 안 할 수가 없죠선발 포수로 나갔는데새로운 감독님의 첫 라인업을 확인한 순간 어땠나요?

제가 타격 페이스가 좋은 상태에서 몬스터즈에 합류했거든요첫 시합이 부산고 1차전이었는데 시합 전에 몸을 풀 때 이상하게 하나도 안 맞는 거예요그때부터 10타수 무안타였죠그러다 원광대 1차전부터 김성근 감독님이 오셔서 특타를 했는데요이전까지 제가 그런 집중적인 지도를 받아본 적이 없어서 어색하기도 하고 어려웠지만최대한 따라가려 노력했어요원광대 1차전도 첫 선발 라인업에는 ()홍구 선배님으로 돼 있어서 경기 후반에 나가거나 출전 못 하겠다 싶었는데 갑자기 제 이름으로 바뀌었어요그때부터 무척 긴장되더라고요.

 

또 2022년 대학야구 U-리그 왕중왕전에서 준결승전 상대가 원광대였어요. (2022년 KUSF 대학야구 U-리그 왕중왕전 준결승전에서 원광대를 상대한 인하대는 9:8로 패하였고 결승 진출이 좌절됐다.) 그날 5타수 무안타였고 이전에도 원광대와의 경기에서 안타가 없었는데이전 기록이 신경 쓰이진 않았나요?

개인성적보다는 팀이 이기는 게 중요하니까 제 기록이 크게 신경이 쓰이지는 않았어요그렇지만 인하대가 지금까지 원광대에 꽤 져서 이날만큼은 제가 학교를 대표해서 꼭 이기겠다는 마음으로 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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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 전 특타 장면이 화제가 됐어요. ‘퍄앙-때려’, ‘비잉 가지 말고 퍼엉 때려처럼 단박에 알아들을 수 있는 설명은 아닌 듯했는데 어땠나요?

오히려 그런 의성어 없이 다른 말로 설명했으면 더 어려웠을 것 같은데 그렇게 설명해주시는 게 더 직관적으로 이해가 잘 됐어요.


특타 때 어떤 것을 알려주셨나요이전과 크게 달라진 점이 있나요?

일단 스윙 궤도 자체를 완전히 바꿨어요그전까지는 하체를 아예 못 쓰고 상체로만 치면서 팔꿈치가 들린 상태로 스윙했는데 감독님이 완전 반대로 스윙 궤도를 만들라 하셨거든요바꾼 폼이 간결하기도 하고 배트 스피드가 더 잘 나오더라고요알려주신 걸 100% 제대로 했는지는 모르겠지만최대한 적용해보려고 했고 그게 좋은 결과로 이어지지 않았나 싶어요.


첫 안타가 나오기까지 마음고생을 오래 했을 것 같아요. 2루타를 치고서는 어땠어요?

매 경기 안타 하나만 치자는 마음가짐으로 했는데 드디어 하나 됐다 싶었어요또 제가 변화구에 약점이 있는데마침 변화구를 좋은 타이밍으로 쳐서 베이스를 돌면서도 내가 이런 걸 어떻게 쳤지?’ 싶어서 신기했어요원래 같으면 삼진 먹고 들어갔어야 했는데. (웃음)


몬스터즈 선배들에게 고민을 털어놓았던 적도 있나요?

제가 합류하기 전에 윤준호 선수와 류현인 선수가 어린데도 입지가 단단했잖아요팀 자체도 완성도 있고 강한 팀인데 갑자기 제가 들어가면서 이 팀이 망가지지 않을까 하는 부담감이 무척 심했어요안타를 못 치고 있기도 해서 여러 고민을 홍구 선배님께 말했어요홍구 선배님은 눈치 보거나 어려워하지 말고선배들의 좋은 것들을 하나라도 더 얻어서 얼른 프로에 가라고 좋은 말씀을 많이 해주셨어요포수로서 송구 밸런스도 잘 알려주셨고요제가 송구가 높아서 이걸 어떻게 교정해야 하는지 물어봤는데 상체가 너무 떠 있고 뒤 중심이 너무 죽어있다고 하면서 캐치볼을 도와준 덕분에 제법 좋아졌어요.


이후 홈런도 나왔어요폴대를 맞는 홈런이었는데 쳤을 때 느낌이 왔나요?

맞자마자 넘어가긴 갔는데 타구 첫 시작 코스가 라인 쪽이어서 파울이겠거니 싶었어요방송에서도 나온 것처럼 파울 같아서 안 뛰었는데 선배님들께서 뛰라고 소리치시는 거예요파울이다 싶으면서도 뛰었어요그런데 공이 가다가 하면서 폴대에 맞는 거예요뛰면서도 뭐지홈런이다’ 하고 기분 좋게 뛰었어요그냥 뛰라고 해서 뛰었는데 홈런이 돼서 의아했어요.


경기 MVP는 정근우 선수였지만 김성근 감독이 MVP 인형을 따로 챙겨줬잖아요그때 어떤 마음이었나요?

저는 후보에 올라온 것만으로도 영광이었고당연히 못 받을 거로 생각했어요. MVP 기준은 슬럼프를 극복한 것과는 별개로 승리 기여도에 따르기 때문에 당연히 정근우 선배님이라 예상했어요가만히 앉아 박수를 치고 있었는데 감독님이 인형을 하나 빼시길래 인형이 갖고 싶으셨나 보다’ 하고 방송 보듯 재밌게 보고 있었어요근데 갑자기 뒤돌아서 저한테 걸어오시는데그 짧은 순간 동안 정말 많은 생각을 했어요. ‘왜 오시지설마 나 주시나?’ 싶었죠진심으로 깜짝 놀랐어요눈물이 없는 편인데 그 순간에 코끝이 되게 찡했어요.


이전까지는 또래 선수들 공을 받다가몬스터즈에서는 은퇴한 프로선수들 공을 받게 됐어요느낌이 어떻게 다른가요?

구속은 현역인 어린 선수들이 빠를 수밖에 없는데회전수나 제구력상황판단을 보면 비교가 안 될 정도로 차이가 큰 걸 느껴서 경기 운영 면에서도 깊이 배우고 있어요인하대 소속으로 몬스터즈를 상대했을 때 다른 선배님들 공은 다 칠 수 있을 것 같았는데 이대은 선배님의 스플리터는 백 번을 들어가도 절대 못 칠 것 같았어요그래서 저도 몬스터즈에 합류해서는 자신 있게 스플리터 사인을 자주 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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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끊을 수 없는 야구와의 연()


야구를 언제어떤 계기로 시작했나요?

6살부터 태권도 선수가 꿈이었어요야구는 취미로 시작했는데 감독님이 소질이 있다고 취미반에서 엘리트반으로 가보라 제안하셔서 시작했어요가족들도 다 야구팬이어서 응원해주셨죠.


포수를 선택하게 된 특별한 이유가 있나요?

너무 초등학생다운 이유지만처음에는 3루수였는데 공이 안 오니까 재미가 없는 거예요그런데 포수는 계속 공을 받는 포지션이고 장비 찬 모습도 로봇 같아 멋있어서 감독님한테 포수를 하고 싶다고 말했어요(그 선택을 후회한 적은 없나요?) 지금도 가끔 후회해요. (웃음그래도 이 포지션을 선택하지 않았더라면 지금까지 야구를 이어오진 못했을 것 같아서 장단점이 확실한 것 같아요희귀한 포지션이다 보니 주목과 기회를 받을 수 있지만반대로 부상 위험이 크잖아요또 팀을 이끌고 모든 경기 상황을 파악해야 하니 가끔 머리가 아파요.


청원고 시절에는 지명받지 못했잖아요어떤 상황이었나요드래프트 전부터 대학 진학을 고려하고 있었나요?

그 당시에도 크게 기대는 안 했어요드래프트가 끝나고 나서도 좌절하기보다는 빠르게 대학 원서를 준비하고 새롭게 시작하자 했어요.


인하대에 입학하며 정해 둔 목표가 있었는지또 이뤘는지도 궁금합니다.

우선 타격 능력을 키우는 데 집중했어요수비도 이전까지는 투박하고 거칠어서 부드럽게 다듬으려 했어요졸업을 앞둔 지금 되돌아보면 타격은 김성근 감독님께 배우면서 좀 감을 찾았고 수비도 전보다는 상당히 부드러워졌어요그래도 아직은 부족하다고 느껴서 고칠 점이 많아요.


인하대에 입학한 후매년 타율이 올랐어요특별히 신경 쓴 부분이 있나요?

기술적으로 신경 쓴 건 없고 근력 운동을 좋아해서 힘이 늘다 보니 이전 같으면 잡힐 타구들이 멀리 뻗었어요다른 것보다는 하드웨어나 힘이 늘어서 타율도 같이 좋아졌다고 생각해요.


엄청난 대식가라 하더라고요혼자 치킨 네 마리를 먹었다고 하던데 어떤 상황이었나요?

대학교 1학년 때 치킨 세 마리를 혼자서 시켰는데선배가 와서 하나 먹어도 되지?’ 하고 제 답을 듣기도 전에 치킨을 가져갔어요당시엔 제가 왜 그랬는지는 모르겠는데 갑자기 서러워져서 혼자서도 다 먹을 수 있다는 의미로 바로 한 마리를 더 시켰어요그땐 네 마리를 하나도 안 남기고 다 먹었는데지금은 한 마리도 다 못 먹어요(그때 선배 반응은 어땠나요?) 찬희야 미안하다다시는 안 뺏어 먹을게라고요. (웃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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졸업 후 2023년을 어떻게 보내고 싶나요보완해야 할 점이 있다면요?

수비를 지금보다 더 부드럽고 섬세하게 다듬고 싶어요방망이는 지금 감을 유지하면 전보다 좋은 밸런스가 나올 것 같아서 크게 걱정하고 있지는 않아요.


본인의 강점을 어필해본다면요?

프레이밍이나 블로킹은 어떤 포수에게도 밀리지 않는다고 자신해요또 아직은 송구가 부정확하지만꾸준히 다듬어지고 있고요어깨도 좋습니다.


자신을 스스로 칭찬했던 순간이 있나요?

제가 방망이가 안 풀리면 스스로 화가 나서 연습할 때 배팅 장갑을 안 끼고 해요일부러 물집도 잡히고 손이 찢어지기도 하게 두는데당연히 아프잖아요제가 잘 쳤더라면 아플 일도 없다는 마음으로 견뎌요그런 순간에 가끔 헛웃음이 나면서 나도 진짜 독하다’ 싶었어요고등학교 때부터 매년 안 풀릴 때마다 그렇게 했는데하고 나면 좀 더 잘 맞기도 하더라고요.


5년 뒤 박찬희는 어떤 모습일까요미래의 나에게 한마디 하자면요?

우선 다치지 말고전보다 더 노련하게 팀을 이끄는 포수가 돼 있었으면 좋겠어요그리고 미래 언젠가 골든 글러브도 받아보고 싶어요.


롤 모델이 있나요?

원래 없었는데일본 소프트뱅크 호크스의 포수 카이 타쿠야가 군더더기 하나 없는 수비를 하는 걸 보고 롤 모델이 됐어요저는 타격보다는 수비를 잘하는 포수가 더 멋있어서 그런 점에서 정말 닮고 싶은 선수예요.


박찬희에게 최강야구그리고 프로야구란?

최강야구란 새로운 시작점이자 제 인생의 변환점이에요야구를 그만두려고 방황하던 시기에 최강야구를 통해서 마음을 다잡았고 프로야구에도 다시 도전하게 됐거든요프로야구는 닿을 듯하면서 닿지 않는 구름이요손 뻗으면 닿을 것 같은데 멀게만 느껴지는 존재예요.


박찬희를 응원하는 팬들에게 한마디 해주세요!

아직 부족한 점이 많은데도 불구하고 응원해주시고 좋은 말씀 해주셔서 힘들 때마다 응원을 떠올리면 열심히 할 수 있게 돼요정말 감사합니다앞으로도 계속 성장하는 모습 보여드릴 테니 기대해주세요!


***

 

 

 

인터뷰를 마치고 시간이 꽤 지난 2월 19박찬희가 NC 다이노스에 입단했다는 반가운 소식이 들렸다. ‘닿을 듯 닿지 않는 구름처럼 표현했던 프로야구에 다다른 박찬희가 앞으로는 구름 위에서 바람을 타고 훨훨 날아다니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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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더그아웃 매거진 143호 표지


위 기사는 더그아웃 매거진 2023년 143호 (3월 호)에서 만날 수 있습니다.


홈페이지 www.dugoutmz.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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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14.03.16 23: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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