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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UGOUT Futures] 두산 베어스 전민재 MEMORIES

dugout*** (dugout***)
2019.10.07 13: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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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산의 미래다! 악바리 ‘럭키 세븐’ 전민재

 

<더그아웃 매거진>과 만나는 것은 이번이 두 번째, 2018시즌 신인드래프트 지명 직후 2년 만의 재회다. 그 사이 전민재의 삶에 변화가 있었다. 어릴 적부터 롤모델이었던 김재호와는 팀 동료가 됐다. 잠실야구장 라커룸에는 그의 이름이 새겨진 개인 사물함이 있었고, 그라운드에 나서니 전광판에 얼굴과 프로필이 나왔다. 팬들은 그의 이름을 연호했고 이에 화답하듯 적시타를 때려냈다. 대전고등학교 시절 야구를 ‘직업’이라고 정의했던 전민재. 프로야구 선수라는 직업을 가진 지금 그의 생각에 변화가 있을까. 아니면, 시각 차이로 인한 포인트만 바뀌었을까.

 

Photographer 황미노 Editor 표권향 Location 베어스 파크

 

2019년 퓨처스 성적

타율

경기

타수

득점

안타

홈런

타점

출루율

장타율

OPS

0.274

71

215

26

59

1

17

0.315

0.335

0.650

 

전민재 (3).jpg

 

 

#‘新유망주’ 두산과 케미? OK!

 

2017년 이후 오랜만에 다시 만났다. 최고의 선수들만 찾아간다는 말에 “영광스럽다”며 수줍게 머리를 긁적였다. 자신에게 관심을 가져주는 것에 대해서는 기분이 좋았지만 한편으로는 인터뷰에 대한 어색함도 공존했다. 꽃봉오리가 핀 프로 2년 차 전민재다.

 

대부분 주말에 경기를 치렀던 아마추어와는 달리 일주일에 6일 경기를 하는 생활이 벅찰 때도 있었다. 누구에게도 지지 않을 체력을 가졌다고 생각했지만 매일 반복되는 낮 경기 탓에 다소 한계를 느끼고 있었다. 하지만 이젠 프로선수이니 바뀐 생활패턴에 맞춰 몸에 탄력을 채워야 한다고 다짐했다. 나태해질 여유가 없다. 어설픈 핑계로 피할 수 없는 냉정한 프로세계에 들어왔기 때문이다.

 

“이젠 야구가 내 ‘밥줄’이다. (웃음) 이거 아니면 안 되니까 항상 최선을 다하고 있다.”

 

프로선수가 됐으니 좋은 점이 많을 것 같다. 특히 할머니에게 효도한다고 했는데.

나를 되게 높이 평가해준다. 친척들도 집안에 프로선수가 나왔다며 기대를 하고 있다. 부모님은 퓨처스리그 경기와 기록을 많이 챙겨 보신다. 중계일정에 맞춰 경기를 시청하시고 주말마다 직접 야구장을 찾으신다. 본가가 천안이라 자주 못 간다. 계약금을 다 드린 것 외에는 아직 못 해드린 것 같다. 앞으로 효도할 날이 많이 남았다.

 

꿈에 그리던 잠실구장에 서보니 어땠는가.

완전 꿈같았다. 대수비로 출장을 했는데 첫 타자가 바로 나한테 플라이 볼을 쳐서 많이 긴장했다.

 

두산 베어스 팬들의 응원이 굉장히 열정적이다. 본인의 이름을 외쳤을 때 소름 돋았을 것 같다.

작년이었다. 8회 때 육성응원을 했는데 그때 내가 타석에 나갔다. 투수에 집중해야 하는데 관중석에서 내 이름을 부르니까 긴장해서 집중을 잘 못 했던 것 같다. 아직 그 분위기에 익숙하지 않은 것 같다.

 

두산은 자율야구를 추구한다. 본인이 대전고를 선택했던 이유와 같은데, 팀 분위기나 실제 생활에 연결되는 느낌이 있었을 것 같다.

감독님과 코치님들이 선수의 의견을 먼저 생각하고 들어주신다. 선수가 최대한 편하게 야구할 수 있도록 도움을 주시니 내가 하고 싶은 야구를 할 수 있는 것 같다. 프로에 와서 최경환 코치님과 정경배 코치님의 도움을 받아 타격폼을 다듬었다. 특히 정경배 코치님이 2군 메인 타격코치로 오신 뒤부터 완전히 바뀐 것 같다.

 

어렸을 때부터 롤모델로 삼았던 김재호를 만났다. 팀 동료로서 어떤 선배인가.

지난해 1군에 처음 올라가서 펑고를 같이 받았다. 뒤에서 감탄밖에 안 한 것 같다. 수비할 때 공을 던지는 자세라든지 잡는 자세 등을 조언해줬다. 2군에 내려올 땐 장갑을 챙겨줬다. (김재호가 자신을 롤모델로 삼았다는 것을 아는가?) 그건 아직 모른다.

 

고등학교에 이어 등번호 7번을 달고 있다. 고수하는 이유가 있는가.

고등학교 땐 코치님이 “너 7번 한 번 달아보라”고 해서 달았던 것인데, 프로에 와서는 우연치 않게 7번이 남아 달 수 있었다. (럭키세븐의 의미인가?) 어렸을 때부터 그 생각을 많이 했다. 7번과 1번은 야구 잘 하는 사람들이 단다고 말한다. (웃음)

 

예전부터 몸을 불린다고 했는데 똑같은 것 같다.

불렸다가 시즌이 시작되면서 빠졌다. 날이 덥고 매일 낮에 시합하니까 먹어도 그만큼 활동량이 많아 빠지더라. 원래 잘 안 찌는 체질이기도 하다.

 

김재호와 허경민도 마른 것 같은데 생각보다 몸집이 크다. 식단과 웨이트 트레이닝 효과라던데.

10개 구단 중 우리 구단의 시설이 제일 좋다고 자부한다. 개인훈련하기에도 시설이 훌륭하다. 조경도 좋은데 산책은 살 빠질까봐 안 한다. (웃음) 밥이 맛있으니까 많이 먹고 있는데 더 먹어야 할 것 같다. 부모님도 항상 홍삼을 챙겨주신다. 시합 후 항상 웨이트 트레이닝과 보충제를 챙겨 먹는다. 등과 하체 쪽을 많이 신경 쓰고 있다.

 

전민재 (2).jpg

 

 

#‘노력파의 표본’ 그라운드는 공평하다

 

2018년 8월 여름밤을 잊지 못한다. 14일 밤 이천 숙소에서 잠들기 직전 한통의 전화를 받았다. 수화기 너머로 들려온 소식은 그가 1군에 콜업됐다는 것이었다. 통화하는 내내 심장이 쿵쾅거려 “네, 네”라고만 대답했다. 전화를 끊은 후에도 여운이 남아 쉽게 잠들지 못 했다.

 

부푼 가슴을 안고 잠실로 향했다. 홈구장이었지만 그를 알아보는 팬은 없었다. 하지만 라커룸은 달랐다. 예전에 잠실구장에서 훈련만 했던 날이 있었기 때문에 다행히 낯설지 않았다. 잠실 공기를 맡은 전민재는 첫 경험을 통해 1군에 대한 욕심이 생겼고 다음 기회는 반드시 잡겠다며 의지를 불태웠다.

 

그로부터 두 달 뒤 두산의 우승이 확정된 10월, 1군의 부름을 받았다. 가슴은 뛰었지만 왠지 모를 자신감에 밥도 잘 먹고 훈련도 잘 마쳤다. 잠실밥을 먹어본 자가 맛을 안다고 했던가. 11일 SK 와이번스전에서 허경민과 교체된 후 첫 타석부터 적시타를 날렸다. 내친 김에 3타수 2안타 2타점 1득점을 기록하며 팬들의 뇌리에 자신의 이름을 각인시켰다.

“많은 사람이 나를 보고 있구나. 그때부터 심장이 떨렸다. 야구는 이런 데서 해야 하는구나.”

 

데뷔 첫 안타가 동점을 만드는 적시타였다. 어떻게 그런 힘이 나왔는가.

타석에 들어가기 전 (류)지혁이 형이 무조건 직구가 들어올 것이니 초구를 치라고 말했다. “알겠습니다”하고 주자를 보내야겠다는 생각에 초구를 놓치지 않았던 것이 결과를 냈다. 중심을 잘 맞춰야겠다며 집중했고 돌렸는데 운 좋게 2루타가 나왔다. 그날 밤 집에 가서 안타 영상을 100번 넘게 봤던 것 같다. 할머니가 “손자, 축하한다. 우리 강아지~”라고 축하해주셨다.

 

상대투수 이승진과의 기싸움도 있었는가.

1군이라고 크게 다를 것 없겠다는 마음가짐으로 나갔다. 2군에서 하던 것처럼 똑같이 하겠다는 생각으로 들어가서 긴장이 덜 됐던 것 같다. 지난해 1군에서 안타 치는 날이 올까라는 생각을 했다. 다행히 신인 때 처음 안타를 쳐서 제일 좋았다.

 

1군에서 몇 경기는 안 되지만, 특이하게 SK 와이번스를 상대로 성적이 좋았다. 이렇게 꾸준히 하면 나중에 ‘SK 킬러’라는 소리를 듣게 되는 것 아닌가.

2군에서도 SK랑 할 땐 뭔가 수비나 공격이 잘 풀리는 것 같다. 좋은 기억이 있으니 좋은 결과도 따라오는 것 같다. 1군과 2군이 같은 유니폼을 입기 때문에 자신감도 생긴다.

 

주변의 기대에 자신감이 더 붙었을 것 같다.

가끔씩 수비에 대한 칭찬을 들을 때가 있다. 다른 팀과의 2군 퓨처스리그 경기할 때도 2루수와 유격수를 주로 보는데 주자 1루에 나온 선수들이 수비 잘한다고 이야기해줄 때 기분이 좋다.

 

워낙 자기관리가 철저해 ‘연습벌레’라는 별명을 가지고 있다. 개인적으로 본인의 성장을 위해 남들보다 조금 더 노력하는 부분이 있는가.

고등학교 때 스스로 수비를 잘한다고 생각했는데 프로에 와보니 아니었다. 하나부터 열까지 동작이 전부 크고 자세도 높았다. 그래서 지금도 영상을 찾아서 본다. 몸을 단련시키기 위해 웨이트 트레이닝도 꾸준히 하고 있다.

 

어깨와 수비센스가 좋지만 과감하지 못한 플레이에 발목을 잡혔었다.

이 부분은 많이 좋아진 것 같다. 수비할 때 자신감이 생기다 보니 실수가 줄었다. 단점이 무엇인지 깨달았기 때문에 수비할 때 편안한 마음으로 하게 됐다.

 

보통 5툴 플레이어라고 하는데, 전민재에 대해서는 4툴 플레이어라고 말한다. 아쉬운 한 가지를 무엇으로 채울 것인가.

공격적인 배팅인 것 같다. 파워를 조금 많이 길러야 한다고 생각한다. 그중에서도 홈런보단 장타를 치는 데 집중하고 있다. 타구의 질이 좋아지도록 정경배 코치님께 조언을 구해 연습하고 있다.


전민재 (6).jpg

 

#‘숨길 수 없는 보석’ 가을로 향하다!

 

고등학교 3학년 진학을 앞두고 기회를 잡기 위해 전학을 선택했다. 천안북일고등학교보다 자율적인 분위기인 대전고에서 본인만의 훈련법을 터득했다. 그중에서도 영상을 통해 수비동선을 적용하는 이미지 트레이닝을 수없이 반복했다. 그 결과 그토록 원하던 주전으로 도약했다. 이후 기본기가 탄탄한 호타준족으로 불렸다. 빠른 발로 넓은 수비 범위를 확보했으며 주루 플레이에서도 능력을 발휘했다. 공격, 수비, 주루 삼박자를 고루 갖춘 유격수라는 기대를 안고 성장했다.

프로 데뷔 후 그의 성장세는 놀라웠다. 비록 퓨처스리그 성적이지만 거의 매 경기에서 안타를 기록했다. 몰아치는 날에는 3안타씩 때려냈다. 강한 어깨를 겸비해 수비를 중시하는 두산다운 야구를 펼쳤다. 정경배 코치의 특별 관리를 받아 매일 체계적으로 웨이트 트레이닝을 하며 체력까지 키웠다.

 

빠르게 기량발전하고 있는 전민재를 지켜본 구단은 두산뿐이 아니었다. 여러 번 깜짝 활약으로 타 구단의 시선까지 사로잡았다. 프로 데뷔 이전에 그를 눈여겨봤던 스카우트들은 이전 평가보다 훨씬 훌륭하다며 엄지를 치켜 올렸다. 이는 두산의 수장인 김태형 감독도 동감했다. 김 감독은 후반기 기대요소로 젊은 타자들의 성장을 꼽으며 전민재의 이름을 말했고, 확대엔트리가 발표된 9월 1일 그를 1군으로 불러 올렸다.

 

두산의 미래로 전민재 외 서예일, 이유찬 등을 꼽으며 이들의 주전경쟁을 통해 세대교체가 이뤄질 것이라고 말한다. 치열한 경쟁에 대비하는 자세는 어떤가.

안 그래도 경쟁에서 살아남으려면 무엇이 가장 중요한지에 대해 고민했다. 결국 수비가 아닐까 싶다. 일단 수비가 돼야 나를 기용할 것이라고 생각한다. 공격보단 수비가 먼저인 것 같다.

 

두산은 공격과 수비 둘 다 잘 하는 선수들이 1군에 오래 있더라. 타격 부분을 놓칠 수 없다.

시작은 일단 수비라고 생각한다. 수비를 잘해야지만 백업선수로 나설 수 있다고 본다. 대수비로 나가면서 하나씩 풀어가고 싶다.

 

기회를 잡기 위해 나만의 장점이나 특기가 있는가.

무엇보다 부상이 없다는 것이다. 불러만 주면 바로 올라갈 수 있도록 항상 몸을 만들고 있다. 작년에는 조금 아쉬웠는데 올해는 사소한 것 빼곤 거의 모든 경기를 소화했다.

 

팀 우승이라는 식상한 목표 말고 진짜 개인적인 목표가 있는가.

많이 이르지만, FA를 하고 싶다. 꿈이다. (그 시기를 고려해서 예상금액은?) 한 50억? 70억 정도? (웃음)

 

프로는 냉정하다. 말로만 열심히 한다는 말은 통하지 않는다.

열심히 하는 것은 당연하다. 무조건 잘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일단 안 다쳐야 오랫동안 야구할 수 있다. 그래야 기회가 생기고 자리를 지켜낼 수 있다. 부상 없이 매 시즌을 치르며 한 단계씩 밟아 올라가겠다.

 

전민재를 응원하고 있는 팬들에게 한 마디 부탁한다.

아직 부족한 점이 많다. 잠깐 스쳐지나가는 선수가 아닌 오랫동안 함께 할 수 있는 선수가 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 지켜봐 주시면 꼭 좋은 선수가 돼 응원에 보답하겠다. 항상 감사한 마음 간직하며 열심히 하겠다.

 

전민재 (4).jpg

 

 

***

두산은 고영민, 오재원과 같이 도전적인 플레이를 하는 선수들이 역사를 이어가고 있다. 그런데 안전한 수비를 추구하는 전민재의 스타일이 이곳에서 통하고 있다. 겉으로는 얌전한 플레이로 보이지만 결코 소심한 곰이 아니라는 것이다. 전민재는 대표적 ‘화수분 야구’의 새로운 인물로 우뚝 서겠다며 악바리 근성을 내세웠다. 그는 “미친 듯이 달려서 부딪치겠다”며 강한 메시지를 남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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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14.03.16 23: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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