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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UGOUT Report] 장충고등학교 김병휘 MEMORIES

dugout*** (dugout***)
2019.01.08 1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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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디에서든 밝게 빛나는


2019년, 장충고등학교 김병휘에게 주장, 리드오프, 주전 유격수까지 세 개의 역할이 주어졌다. 누군가 이걸 다 해낼 수 있냐고 묻는다면 “그는 내야 전 포지션을 소화할 수 있으며 빠른 발과 탄탄한 수비, 거기에 리더십까지 이미 모든 것이 준비돼있다”라고 답하겠다. 물론 타격도 빠지지 않는다. 인터뷰를 하며 느낀 김병휘는 야구를 향한 때 묻지 않은 열정과 그에 뒷받침된 실력으로 똘똘 뭉친 그야말로 빛이 나는 선수였다.

 

Photographer 황미노 Editor 강성은 Location 이패야구장

 

김병휘 (1).jpg

 

김병휘

 

출생 2001년 2월 16일 출신 학교 효제초-홍은중-장충고 포지션 2루수-유격수

2018년 성적 25경기 74타수 20안타 16타점 12도루 .270/.481/.378 OPS .859


2018시즌도 마무리 됐어요. 장충고는 청룡기에서 4강까지 오른 게 최고 성적이라 아쉬울 것 같아요.

모든 대회가 다 그렇죠. 물론 청룡기가 제일 아쉬웠어요. 준결승전을 치르면서 그 경기만 이기면 우승할 수 있겠다고 확신했거든요. 가장 집중한 경기였는데 아직도 미련이 남아요.


이제 3학년이 돼요. 장충고의 주장을 맡았는데 기분이 어떤가요?

책임감이 커졌어요. 부담감도 있지만 중학교 때 주장을 경험해봤기 때문에 어렵게 느껴지진 않아요. 혼자 하는 게 아닐뿐더러 함께 3학년에 올라가는 친구들과 서로 도우면서 팀을 이끌어가는 것이기에 걱정 없어요. 이번에는 후회 없이 열심히 해서 꼭 좋은 성적을 내고 싶어요.


말한 것처럼 중학교 때 주장을 맡았어요. 당시에 어려웠던 점이 있나요?

중학교 때는 진학 문제가 달린 게 아니었어요. 잡일을 솔선수범하는 역할이었죠. 그래서 딱히 어렵거나 신경 쓸 만한 건 없었어요.

 

김병휘 (7).jpg

 

고등학교에 와서는 2학년 때 1학년들의 군기반장을 할 정도로 카리스마가 있다고 들었어요.

 

카리스마는 아니에요. (머쓱) 잔소리를 많이 해서 그런 말이 나온 것 같아요. 평소에는 장난도 많이 치는데 운동장에서는 좀 말이 많아져요.


차기 주장다운 모습이네요. (웃음) 2019년에는 본인 성적은 물론 학교 후배들까지 신경 써야 해서 어려울 것 같아요.

맞아요. 그래도 아직까지는 부담이 그렇게 크지 않아요. (강심장이네요.) 그런가요? 저는 항상 야구를 할 때 정신력이 중요하다고 생각해서 마음가짐을 잘하려고 해요.


본인이 생각하는 강점은 무엇인가요?

수비요. 그중에서도 송구 능력이 가장 자신 있어요. (타격은요?) 제가 어렸을 때부터 듣던 소리가 방망이에는 슬럼프가 있는데 수비에는 슬럼프가 없다는 말이에요. 타격이야 잘 치면 좋긴 하지만 경기를 하면서 한 타석에서 못 쳤다고 신경 쓰면 수비에 영향을 줄 것 같아 타격에 대해서는 생각을 안 하려고 해요. 훈련할 때는 당연히 모든 측면에서 보완하려고 하는데 경기장에서는 타격보다 수비에 더 집중하고 있어요.


팀의 리드오프이자 주전 유격수로 활약이 기대돼요. 2019년을 어떻게 준비할 예정인가요?

올해 (박)민석이 형이 했던 것보다 잘해야죠. (웃음) 제가 잘해야 학교 성적도 잘 나올 것 같고요.


내야 전 포지션을 소화할 수 있는데 어느 포지션이 가장 좋은가요?

고등학교 이전에는 계속 유격수로 뛰어서 그런지 유격수가 가장 하고 싶어요. (올해는 2루수로 거의 출전했어요.) 2루수도 매력적인 자리예요. 1루까지의 거리도 짧고 마음도 편하고요. 하지만 저는 유격수가 좋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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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병휘는 U-15와 U-18 청소년 국가대표팀을 모두 경험했다. 가장 잘하는 선수로 이뤄지는 국가대표에 항상 뽑혔다는 것은 김병휘가 어린 시절부터 이미 야구 실력으로는 빠지지 않았다는 것을 의미한다. 절실함과 목표 의식. 이것이 김병휘를 노력하게 했고 더 움직이게 했다.

 


대표팀 경험이 많아요. 타이밍이 좋았을 수도 있지만 어렸을 때부터 야구를 잘했다는 건데 본인이 생각하기에 야구 실력을 타고난 것 같나요? 아니면 노력의 결과라고 생각하나요?

노력도 했지만 생각의 차이인 것 같아요. 그냥 맹목적으로 열심히만 하는 게 아니라, 생각을 하면서 운동을 했어요. 왜 하는지 알고 운동을 하려고 했어요. 절실하기도 했고 목표 의식도 있었고요.


절실한 마음이 생긴 특별한 이유가 있나요?

가족이요. 어렸을 때부터 어머니가 안 계셨어요. 할머니랑 아버지께서 제 뒷바라지를 해주셨죠. 그래서 꼭 성공해야겠다는 목표가 생긴 것 같아요. (가족끼리 애틋한가 봐요.) 네. 제가 외동아들이라 잘 챙겨주세요.


가족이랑 평소에 야구 얘기도 많이 해요?

딱히 야구 얘기를 하진 않아요. 가끔 같이 프로야구 볼 때 보이는 부분만 얘기하시는 정도예요. 제가 시합에서 잘해도 잘했다고 해주시지도 않고요. 속으로 좋아하시는 것 같긴 해요. (웃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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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교가 많은 아들인가요?

 

아뇨. 무뚝뚝해요. 속으로는 되게 애틋한데 표현은 잘 못 하겠어요. 항상 감사한 마음을 갖고 있지만, 말을 꺼내기가 어색하더라고요.


그래도 한 번씩 표현을 하는 게 좋은 것 같아요. 이렇게 인터뷰에서 얘기하는 것도 일종의 표현 아닐까요? 혹시 이국적인 외모 때문에 어려움을 느낀 적도 있나요?

사실 제 외모에 관해 얘기가 많이 나오잖아요. 어릴 때는 첫인상만 보고 얘기하는 게 너무 싫었어요. 근데 저도 잘 몰라요. 제가 다섯 살 때부터 기억이 나는데 그때도 어머니가 안 계셨거든요. 아예 상황을 모르니까 여쭤보기도 그렇고요.


지금은 그런 게 무뎌진 편인가요?

생각은 그렇게 하고 있는데…. 겉으로는 괜찮은 척하려고 하지만 아직은 제가 덜 큰 것 같아요.


이젠 성인으로 국가대표를 할 기회가 주어져요.

좀 먼 미래인데 나라를 대표해서 나간다는 자체에 의미가 있다고 생각해요. 월드베이스볼클래식이든, 올림픽이든, 아시안게임이든 한 번이라도 나가면 좋을 것 같아요. (국가대표에 대한 욕심이 있네요.) 그렇죠. 없는 선수가 있을까요?


승부욕이 강한 것 같아요. 청소년 대표팀 준결승전에서 패배한 후 울다가 한 시간 동안 집에 가지 않았다는 이야기를 들었어요.

강한 편이에요. 과하다면 과하다고 할 수 있는데 승부욕이 강하면 경기장 안에서도 집중력 싸움에 뒤처지지 않으니까 장점이라고 생각해요.

 

김병휘 (8).jpg

 

지난 봉황대기 얘기를 해볼게요. 대구고와의 경기에서 심판의 아쉬운 볼 판정 이후 바닥에 선을 그었다는 이유로 퇴장을 당했어요. 경기가 끝나고 눈물을 보였다고 하던데 그때의 심정은 어땠나요? (당시 방망이로 스트라이크 존을 그리며 공이 많이 빠졌다는 무언의 어필을 했다.)

 

사실 볼이었어도 그러면 안 되는데 경기가 빡빡한 상황이다 보니 저도 모르게 그런 행동을 했어요. 어떻게 보면 애교 아닌 애교였는데…. 억울하다는 생각은 안 들고 반성하고 있어요. 눈물을 흘렸던 건 시합에서 진 게 억울했기 때문이고 제가 퇴장당한 것에 대해서는 아무렇지 않았어요.


정신력이 좋은 선수인 것 같아요. 감독님도 또래에 비해 바르게 자란 선수라는 평가를 했고요. 그런 말을 들으면 기분이 어때요?

부모님께서 잘 키워주셔서 좋은 말씀을 듣는 것 같아요. 부모님께 감사하죠.


야구를 그만두고 싶었던 적은 없었나요?

한 번 있었어요. (언제요?) 초등학생 때요. 5학년에 올라가는 겨울이었어요. 체력운동을 너무 많이 하니까 힘들어서 운동장에 나가기 싫었어요. 그렇게까지 힘들 줄 몰랐거든요. 그래서 그만둔다고 감독님께 말씀을 드렸더니 일주일 동안 쉬면서 생각해보라고 하시더라고요. 쉬면서 생각도 많이 하고, 친구들도 다시 하자고 해서 결국은 운동장으로 돌아갔어요. 그때 안 그만두길 잘한 것 같아요.


다행히 방황이 생각보다 짧았네요. 야구는 어떻게 시작했어요?

어렸을 때 ‘메이저’라는 일본 애니메이션을 보고 야구에 관심이 생겨 동네 형들이랑 야구를 하기 시작했어요. 그러다가 아버지께 야구를 해보고 싶다고 말해 리틀야구를 시작하게 됐고요. 만화에도 리틀야구가 나오거든요. (웃음)


반대 없이 바로 밀어줬네요.

아버지께서 제가 나중에 자식을 낳아도 하고 싶은 거 다 하게 해주라고 하셨어요.


좋은 아버지네요. 보통은 돈도 많이 들고 힘들어서 잘 안 시키려고 하잖아요.

제가 어렸을 때 아버지가 굴려준 공을 왼발로 차서 ‘얘는 축구 선수를 시켜야겠다’라고 생각하셨대요. 근데 갑자기 야구 선수를 하겠다고 한 거죠. (웃음) (축구도 잘하나요?) 못하지는 않아요. 그냥 다른 애들만큼 하는 것 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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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병휘에게 물었다. “야구가 즐거운가요?” 김병휘의 대답은 “네”였다. 단 1초의 고민도 없이 그의 입에서 나온 한마디의 대답을 통해 야구에 대한 진정성을 느낄 수 있었다.

 


야구를 하는 게 행복해요?

잘하면 정말 행복해요. 야구가 안 될 때만 조금 힘들뿐인데 그렇다고 하기 싫어지고 그렇진 않아요. 제가 만약 엄청나게 못했다면 이렇게 생각하지 않았을 수도 있는데 그래도 못한다는 소리는 안 들으니까요. (웃음)


잘하니까 이렇게 <더그아웃 매거진>에서 인터뷰도 하는 거죠! 야구를 하면서 가장 기억에 남는 경기가 있나요?

청룡기 때 야탑고와의 경기가 가장 기억에 남아요. 제가 안타를 계속 못 치고 있었거든요. (김병휘는 이 경기에서 연장 11회전까지 4타수 무안타를 기록했다.) 근데 제가 그 와중에도 긍정적인 생각을 가졌어요. 벤치에서 애들한테 “나한테 기회가 다시 오면 내가 꼭 칠게!”라고 말했어요. 결국, 경기는 승부치기까지 갔고 1아웃 2, 3루의 상황이었는데 그때 집중했더니 운이 좋게 잘됐어요. (운이 좋았던 거예요?) 자신감이 있었어요. 그 전 타석에서 아웃이 됐어도 앞으로 타석이 많다고 생각하고 만회할 기회만 기다리고 있었죠.


역시 중요한 순간에 해결사 역할을 해줬네요. 야구를 할 때 징크스가 있나요?

은근 이상한 징크스가 많아요. (웃음) 너무 심해서 제가 다 없앴어요. (제일 이상한 거 하나만 알려주세요.) 옛날에는 체조할 때 손으로 바닥을 꼭 짚어야 하는 징크스가 있었는데 없앴어요. 그리고 타석에서 장갑이랑 보호 장비를 하는 순서도 정해놓고 하다가 못 치면 바꾸고…. 근데 까먹어서 다르게 하기도 해요. (웃음)


2019시즌에 프로 지명을 앞두고 있어요. 가고 싶은 팀이 있나요?

아뇨. 어느 팀이든 제가 필요하니까 불러주시는 거잖아요. 저는 제가 필요한 구단에 가고 싶어요.


응원하는 팀도 없어요?

어릴 때는 응원하는 팀이 있었는데 중학생 때부터 굳이 응원하는 팀이 있어야 되나 싶더라고요. 그래서 지금 팬인 팀은 없고 두산 베어스 경기를 자주 보긴 해요. 수비를 많이 보고 있어요. 두산 야구가 다른 팀이랑은 다른 것 같아요. 내야에 빈틈이 없어 생각을 많이 하면서 보게 되더라고요. 주루, 수비, 타격 그리고 좋은 백업선수까지 고루 갖춘 팀이라고 생각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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닮고 싶은 선수가 있나요?

 

김재호 선수요. 우선, 수비를 잘하세요. 밝고 강한 정신력도 닮고 싶고요. 두산 야구를 눈여겨보기 전까지는 그 정도로 잘하시는지 몰랐는데 정말 배울 점이 많더라고요.


로에서 맞붙고 싶은 상대는 누구인가요?

제가 고등학교 1학년 때 콜트 대표팀에 뽑혔을 당시 중학교 3학년이었던 덕수고의 장재영 선수가 던진 공을 쳐서 홈런을 만든 적이 있어요. 지금은 (장)재영이랑 친해져서 나중에 한 번 더 대결해보자고 얘기하곤 해요. 근데 이젠 너무 잘 던져서 못 칠 것 같아요. 그래도 언젠가 프로에서 맞붙어보면 좋을 것 같아요. 재영이뿐만 아니라 주변 친구들과도 다 같이 해보고 싶어요.

 

장충고에서 2018시즌에 4명이 프로에 지명을 받았어요. 보니까 어떤가요?

저는 드래프트를 이번에 처음 봤어요. 숙소에서 텔레비전으로 봤는데 보면서 프로에 가고 싶다는 절실함이 커졌어요. 그때 딱 든 생각이 하루하루 후회 없이, 미련 없이 하자는 거였어요.


그 다짐이 꼭 좋은 결과로 이어지길 응원할게요. 평소 등 번호를 신경 쓰는 편인가요?

크게 신경 쓰진 않아요. 중학교 3학년 때 7번을 쓰게 돼서 지금까지 쓰고 있어요.(프로에 간다면 몇 번을 달고 싶어요?) 7번을 하면 좋을 것 같긴 한데 안 해본 번호를 달아보고 싶기도 해요. 하다 보면 저에게 어울리는 번호가 있겠죠?


박주홍 선수와 함께 장충고의 기대주예요. 수비포지션은 다르지만 타격면에서는 장충고 내 라이벌이라는 평가가 있어요.

라이벌이라고 생각하진 않아요. 저희 둘이 주목을 받다 보니까 그렇게 보이는 것 같아요. 가장 중요한 타순이기도 하고요. 코치님께서도 저희 둘이 잘해야 한다고 늘 말씀하세요. (박)주홍이는 저희 팀에서 가장 잘하는 선수예요.


이제 장충고에서 마지막 해가 시작되는데 꼭 이루고자 하는 것이 있나요?

전국대회 우승을 꼭 해보고 싶어요. 제가 초등학교 때 우승을 두 번 하고, 중학교 때도 우승을 두 번 했어요. 고등학교 때도 두 번 하면 좋겠지만 한 번이라도 해보고 싶어요. 그러다 보면 두 번도 할 수 있고 세 번도 할 수 있을 것 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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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인적인 목표는요?

 

일단은 프로에 가는 것이 첫 번째 목표예요. 그리고 청소년 대표팀에 뽑히고 싶어요.


야구는 정신력이 중요하잖아요. 스트레스는 어떻게 푸나요?

저는 뭐가 잘 안되면 극단적으로 생각하는 편이에요. 그래서 안 되는 것이 느껴지면 그날 바로 연습을 해요. 해결됐다고 느낄 때까지 계속 집중해서 연습하는 스타일이에요.


스트레스도 야구로 푸는군요. 실력이 늘 수밖에 없을 것 같아요. 이제 마지막 질문입니다. 김병휘 선수는 어떤 야구 선수가 되고 싶나요?

야구장에서 딱 눈에 띄는 선수가 되고 싶어요. 가만히 있어도 눈이 가는 그런 선수. 저는 그걸 수비의 안정감을 통해서 빛을 낼 수 있도록 노력할 거예요.


***

밝을 병, 빛날 휘. 밝게 빛나라고 지어진 이름이다. 이름의 뜻처럼 그의 답변 하나하나에는 야구에 대한 애정과 진중함이 묻어있었고, 듣는 이로 하여금 그를 빛나 보이게 만들었다. 10대의 마지막과 20대의 시작을 준비하는 장충고 3학년 김병휘가 앞으로의 찬란한 야구 생활을 만끽할 수 있도록 초석을 잘 다지길 응원하고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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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14.03.16 23: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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