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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인야구대회 적정 참가비와 상금 규모는? 얼마면 좋을까?
바야흐로 야구 시즌, 4월은 봄이 왔음을 알리는 사회인 야구 대회의 성수기다. 서울시장기 대회에서 당당히 우승 소식을 전한 한양캠프를 필두로 남양주시장기 챔피언 와부블루힐스, 안산시장기 우승팀 HS밴더스, 공주무령왕배 동호인부에서는 메티스가 차례로 우승을 신고하며 좋은 기억을 만들어 내고 있다. 지난주부터는 파주시장기, 부천시장배 판타지아 야구 대회도 야구하기 좋은 봄볕 아래에서 뜨거운 열전이 진행 중이다. 그뿐만이 아니라 생활야구를 후원하는 친야구 기업체들의 야구사랑도 한몫을 거들고 있다. 당장 이번주말부터는 LG U+ 5G 사회인 야구대회에 참가한 64개팀이 고척스카이돔에 입성할 주인공을 가리게 되고 근래 들어 보기 힘든 천만원이란 거액의 우승상금을 내 건 쉘 힐릭스 전국 사회인야구대회 역시 참가팀을 모집하여 대회 준비가 한창이다. 대회가 많아지면서 불문율과도 같이 굳어진 나름의 토너먼트 대회 운영규칙이 정해져 있지만 이쯤에서 과연 생활야구대회는 올바른 방향으로 흘러가고 있는 건지 냉정하게 진단해 볼 필요가 있다.
최소한의 대회참가비를 책정하는 것은 참가팀의 의무와 책임감
지난해 서울시장기는 대회 참가비 문제로 한바탕 몸살을 앓은 바 있다. 서울시 야구소프트볼 협회가 주관하는 서울특별시장기 생활야구대회는 별도의 메인 스폰서 없이 대회를 진행하는 탓에 대회 운영비가 항상 부족한 편이다. 예년까지 30만원으로 책정되어 있던 대회참가비가 대관료와 심판비, 기록비, 경기운영비 등 대회에 소요되는 실비 정산 방식으로 추진되면서 50만원으로 대폭 인상된 모집공고가 뜨면서 생활야구인들의 눈살을 찌푸리게 만들었다. 물론 신월, 구의, 목동야구장 같은 정식 규격의 야구장에서 수준 높은 경기를 펼치게 된다는 대회 명분이 존재하지만 서울시장기란 이름을 단 동호인부의 대회인 만큼 서울특별시 체육회의 지원금 확대나 야구장시설 대관비 면제 등으로 대회 운영비를 절약할 수 있는 방안을 노력하거나 고민해보지 않고 생활야구인들에게 과도한 참가비를 부과했다는 지적이 많았다. 물론 마지막 결승 진출까지 살아남아 여러 번의 경기를 치를 경우 본전을 뽑고도 남겠지만 1회전에 탈락이 불가피한 절반의 대회 참가팀들은 결국 남은 팀들의 시합과 대회 진행비를 모두 대신 내주는 결과이기 때문이다. 결국 올 시즌 서울시장기는 대회 참가비를 30만원으로 환원시킨 바 있다. 이윤을 추구해서는 안되는 시장기라는 이름이 무색해지는 도무지 납득되지 않는 비싼 대회 참가비는 생활야구인들에게 큰 부담이 될 수 있다는 사례를 남겼다.
반면, 지난 연말에 개최된 온라인 승부사 생활야구대회의 경우 대회참가비를 무료, 전액 면제시켜주는 파격적인 방안으로 게임원 유저들의 엄청난 호응을 얻어 냈다. 대회의 메인 스폰서와 대회 운영진은 야구를 사랑한다면 누구든 금전적 부담 없이 대회에 참가하는 것을 고려해 볼 수 있는 생활야구의 축제를 마련하고자 보통 10~20만원 정도로 책정되는 것이 관례인 참가비를 전액 면제시켜주는 과감한 결정을 내린 것이다. 마케팅의 수단으로 대회를 진행하는 사기업 입장에서 각 팀에게 거두어들이는 10만원 정도의 참가비가 크게 아쉬울리 없고 팀원의 연회비로 운영되는 생활야구팀 입장에서도 참가비가 무료인 대회가 나쁠 이유는 전혀 없다. 그래서 모두가 윈-윈하며 만족하고 행복할 수 있었던 최고의 대회가 만들어졌을까?
대회 참가비가 생활야구인들에게 부담스러울 정도로 비싸서는 안되겠지만 그렇다고 전액 무료라고 해도 문제가 없는 것은 아니다. 참가비가 없는 경우 일단 팀사정이나 선수수급 등에 고민없이 대회 신청부터 걸어놓고 나중의 상황을 봐서 금전적 손해가 없는 기권을 해도 무방하겠지라는 다소 무책임한 생각이 짙어지는 모양이다. 대회를 준비하는 입장에서는 경제적 부담감을 지워주는 호의를 베풀었는데 참가팀들은 이를 당연한 권리라고 생각하게 만드는 것 같다. 온라인 승부사 베이스볼 챔피언십의 경우 다른 대회에 비해 개막전 불참팀이 많았고 1회전 몰수패와 기권승이 유독 많이 발생된 원인이기도 하다. 결국 대회 참가비중 일부를 몰수예치금으로 걸어 대회 종료후 돌려주거나 일정 액수의 참가비를 참가팀 이름으로 야구발전기금에 기증하는 등 최소한의 안전장치를 마련하는 편이 보다 바람직하다는 지적을 하고 싶다. 참가비가 무료인 경우 진입장벽이 낮아지고 패널티가 없어진 만큼 대회에 임하는 자세와 의미를 너무 가볍게 여기는 의식과 무책임한 몰수경기 발생율이 바뀌지 않는 한 참가비없는 무료 야구대회를 무작정 환영하기 힘든 이유다.
과도한 우승상금 확대시의 부작용을 감안한 상금규모는 얼마?
그럼 적정 우승상금의 규모는 어떨까? 다다익선이라는 말처럼 짜릿한 우승에 뒤따르는 보상은 많으면 많을수록 좋은 걸까? 쉘 힐릭스 울트라컵은 대회 우승상금 규모를 천만원까지 끌어올렸다. 근래에 보기 드문 총 2천만원의 규모의 시상 금액을 책정해서 생활야구인들에게 화끈하게 지갑을 열겠다는 심산이다. 세상에 돈 욕심이 없는 사람이 흔치 않은 만큼 우승상금의 규모가 결국 대회 타이틀의 권위를 높이고 이슈몰이와 대중들의 관심을 끌게 될 것이라는 예상은 딱히 설명하지 않아도 되는 자본주의의 기본 논리다. 분명 2019년 쉘 힐릭스 울트라컵 사회인 야구대회는 내로라하는 생활야구 명문팀들의 관심을 끌기에 충분한 매력적인 조건이 갖추어졌다.
하지만 몇 해전에 우승상금을 3천만원까지 올렸던 모대회는 참가선수가 신분증을 위조해 우승에 일조한 씻을 수 없는 아픈 상처를 남긴 전례를 가지고 있다. 생활야구대회의 상금이 일정 규모 이상으로 커지는 것은 우수한 팀들이 대거 참가하면서 전국대회라는 권위에 걸맞은 경기력이 향상된다는 기대효과와 동시에 무리한 욕심으로 부정선수 출전의 유혹과 상금 사냥꾼들이 기웃거릴 수도 있다는 양면성을 가지고 있다. 그만큼 적정한 우승상금을 정하는 것은 어려운 과제지만 너무 과하지도 모자라지도 않은 조화가 필요하다. 개인적인 바램으로는 우승상금의 규모가 이제는 더 이상은 높아지 않았으면 하는 주관적인 마지노선을 제시해 본다. 그리고 마지막에 웃는 최후의 승자가 독식하도록 우승상금의 액수를 부쩍 높이는 것보다는 대회에 참가한 참가팀들에게 참가 기념품이 주어지고 팀원 모두의 참여를 유도하는 각종 이벤트, SNS 바이럴 홍보와 같은 다양한 미션을 통해 더 많은 혜택이 주어진다면 추최즉과 참가팀 모두가 행복해지는 바람직한 전국 규모 생활야구대회의 모범이 되지 않을까?
사회인 야구대회는 주최자의 성격과 목적에 따라 다양한 방식의 참가비와 우승상금이 정해질 수 있다. 하지만 모두가 납득할 수 있는 수준의 참가비(20만원 이하) 납부는 대회를 대하는 기본적인 의무를 표현하는 방식이 되어야 할 것이고 과도하게 규모를 늘린 우승상금(5백만원 이상)은 결국 승부자체를 즐기기보다는 탐욕을 부를 수 있는 부작용이 예상될 수 있기에 항상 주의가 요구된다. 각종 야구대회가 끊임없이 펼쳐질 올 봄에는 우승상금의 일부라도 불우한 이웃들과 함께 나눌 수 있는 우승 타이틀 자체에 의미를 부여할 줄 아는 건강한 생활야구팀들이 많아졌다는 뉴스가 들려오기를 희망해 본다.
글 : 서준원 / 수연아빠의 야구장출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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