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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UGOUT Team East Seoul 여자야구단 MEMORIES

dugout*** (dugout***)
2017.02.22 10:49
  • 조회 9541
  • 하이파이브 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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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구는 대체 불가의 즐거움! East Seoul 여자야구단

 

 

여자가 야구를 한다. 이 말에 오해를 가질 수 있겠으나 연식구가 아닌 경식구를 사용하며, 같은 장비, 같은 그라운드에서 똑같은 열정으로 야구를 한다. 올해는 국가대표팀이 세계여자야구월드컵에서 강호들과 맞서며 야구를 향한 열정을 뽐냈다. 자, 여자도 야구를 한다. 그들이 직접 전하는 이야기를 들어보고 싶지 않은가?

 

Photographer 황미노 Editor 권형석

 


선수명단

감독 김세인 (現 여자 야구연맹 부회장)

주장 이수연

총무 서영진

선수 정안숙 김진양 한순옥 김현진 김건희 이미훈 이미나 이진주 박현선 정연정 이고은 박소영 박지아 고예린

 

 

East Seoul 여자야구단 연혁

2016년 5월 1차 창단 준비 모임 

          7월 2차 창단 준비 모임

          8월 창단 

          10월 평택시의장배 생활 체육 야구대회 여자부 3위 

          11월 경주친선대회 출전

2017년 송파여자리그 출전 예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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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독자를 위해 소개 한번 부탁합니다!

김세인 감독(이하 김) 안녕하세요. 여자야구가 한국에 정착하고 난 뒤 지금까지, 뜻하지 않게 야구인이 된 김세인 입니다. 야구인으로서의 시작이 한국 첫 번째 여자야구단인 ‘비밀리에’의 초대 감독이었는데, 당시 우연히 레스토랑에서 야구 유니폼을 입고 식사하는 선수들을 본 게 계기가 됐어요. ‘야구를 하느냐’고 물어보니 팀이 창단 준비 중이었고, 정말 우연으로 함께하게 되어 비록 동호회 회장 선출 같은 방식이지만 (웃음) 감독도 되었고, 지금까지 여자야구에 몸담고 있습니다.

박지아(이하 박) 안녕하세요. 저는 ‘야구 하는 배우’ 박지아입니다. (멋지네요! 저번 인터뷰 이후로 생긴 새로운 수식어인가요?) 그런가요? 감사합니다. (웃음) 그런데 지난 인터뷰에서도 이렇게 얘기 했던 것 같은데요?

 

 

박지아 선수는 <더그아웃 매거진>과의 만남이 두 번째예요. 그간 변한 것이 있다면 어떤 점이 있을까요?

여전히 야구를 열심히 하고 있지만, 새로운 팀에 속하게 됐어요. 입게 된 유니폼과 함께하는 팀원들이 바뀌었죠. 야구 외적으로는 오디션을 통해서 영화 ‘악녀’의 촬영을 진행하고 있다는 것이 바뀐(?) 점이겠네요! 어제도 김혜수 선배님과 함께 와이어를 이용한 액션 신을 촬영하고 왔어요. 액션이라 그런지 야구에도 도움이 되는 것 같네요. 이제 추운 날씨에 몸이 굳기 쉬운 겨울인 만큼 웨이트 트레이닝도 더 열심히 하는 중이고요.

 

 

먼저, 감독님 관점에서 East Seoul 여자야구단은 어떤 팀인가요?

저는 지방 출신이고, 지금은 강남에서 일을 하고 있습니다. 선수단도 마찬가지로 지방 출신이 절반 이상이고요. 가끔은 지방과 발전된 도시 사이의 괴리감에 생활이 힘들고 지칠 때가 있는데, 그런 상황을 선수들 사이의 정으로 이겨내는 것이 저희 팀의 콘셉트인 것 같습니다. 차가운 도시인 강남에서 사람 냄새를 느낄 수 있는 야구단?

 

 

팀명이 East Seoul이에요. 혹시 동서울? 그렇게 지은 이유가 궁금해요.

알게 되면 약간 허무할지도 몰라요. (웃음) 특별한 이유는 아니고 제가 일하는 직장이 H 기업 계열사의 동서울 지점이거든요. 제가 ‘팀을 만들어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어서 지점장님께 말씀을 드렸더니 선뜻 후원을 해주셨어요. 그래서 감사한 마음으로 ‘동서울’을 넣고 싶었는데, 들으면 아시겠지만 촌스럽잖아요? (전원 웃음) 그래서 East Seoul이 됐어요. 모자에 새겨진 이니셜이 D인 이유가 바로 ‘동서울’ 때문이에요. 마음만은 동서울이지만 멋을 위해 East Seoul을 주로 쓰고 모자에는 ‘D’를 살린 거죠.

 

 

(중략)

 

 

여자야구만의 특징이 궁금합니다.

남자야구, 엘리트야구와의 차이점이기도 한데, 야구를 좋아하는 9명이 모이는 것부터가 여자들에게는 어려운 일이에요. 그래서 경기 결과와는 관계없이 팀이 더 끈끈하게 연결될 수 있도록 연습과 시합에 임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공통점이 있다면 여느 생활 체육 야구와 마찬가지로 매일 야구를 할 수는 없기 때문에 발전이 더딥니다. (시무룩) 주말에 딱 하루 하니까요.

 

 

매일 하기에는 현실적인 어려움이 따르겠죠. 그렇다면 현재는 어떤 리그에 참가 중인가요?

아직 창단한 지 오랜 시간이 지나지 않아서 리그에는 참가하지 않고 있어요. 대신 대회에 출전했는데, 첫 경기에서 창단 첫 승리를 거뒀어요.

내년에는 송파여자리그에 참가하기로 결정되어 있어요. 송파여자리그는 강팀과 그렇지 않은 팀이 골고루 분포되어 있다고 알고 있는데, 재밌고 좋은 경험이 될 것 같아요. 여러 팀들이 플레이하는 걸 쉽게 볼 수 있는 것도 아니고, 야구를 시작하는 단계인 선수들 입장에서는 발전하기 위한 정말 좋은 계기가 될 거예요.

 

 

내년에 선전하길 바라요! 여자야구리그만이 가지는 특징은 뭘까요.

대부분의 여자리그는 여자야구연맹의 규칙을 준수하고 있어요. 그래서 타석에 들어설 때 양귀헬멧만 착용 가능하다는 점 등의 특징이 있습니다. 하지만 마운드에서 홈 플레이트까지의 거리가 18.44m인 것과 같은 기본적인 야구의 규정들은 다르지 않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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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자야구에 대해 이야기를 하면 소프트볼과 오해를 하는 경우가 있어요.

분명 다르죠. 가장 먼저 공과 투구방식이 다릅니다. 소프트볼은 크고 말랑말랑한(?) 공을 사용하는 반면에 여자야구는 단단한 경식구를 사용해요. 또 경기장의 규격과 도루 등 여러 규정에서도 차이가 있어요.

 

 

내년 리그를 준비하면서 훈련은 어떤 식으로 이뤄지고 있나요?

기본기를 최우선으로 여기기 때문에 전문가를 통해 레슨을 받고 있습니다. 항상 좋은 레슨 해주시는 도곡 아카데미의 윤정호 대표님께 정말 감사드리죠. (웃음) 그리고 주말에는 각자 연습한 것들을 한 데 모아 좋은 팀 케미를 만들어내기 위해 연습도 하고요. 그런데 그 과정에서 운동장을 구하는 일이 보통 어려운 것이 아니에요. 그래서 족구장을 대관해 연습하기도 합니다. (실전 경기 감각을 끌어올리는 방법은?) 다른 팀과의 친선경기를 통해 감각을 익히죠. 아무래도 제가 야구를 오래 하다 보니 다른 팀 감독님들이 배려를 해주세요. 그래서 평택 시의장배 대회에 나갈 기회가 생겼는데…. 나가서 이겼어요. (웃음) 5년? 7년 된 팀을 이긴 거예요. 서울 지역에는 적지 않은 팀이 있고 수준도 천차만별인데, 이렇게 단기간에 좋은 팀과의 시합에도 나가고 값진 경험까지 쌓을 수 있었죠. 단지 운이 좋았다고 생각해요.

 

 

레슨, 대관 등 지출이 발생하는 부분도 많은 것 같습니다. 그런 금전적인 부담은 팀원들의 회비로 충당하는지….

아니요. 아까 말씀드린 지점장님의 후원 금액이 아직까지 남아있기도 하고, (웃음) 그 외에도 장*막걸리를 비롯해 여러 가지 스폰서십 체결을 앞두고 있습니다. 그러다 보니 회비는 아직까지 한 푼도 걷지 않았어요. 물론 내년에는 리그비를 포함해 발생할 지출이 많아지니 회비를 걷게 되겠죠. 하지만 지금의 방식 덕분에 팀원들이 좀 더 책임감과 적극성을 가지게 된 것 같아요. 이 역시 분명히 팀을 꾸려 가는 데 큰 도움이 될 테고요.

 

 

책임감과 적극성 얘기가 나와서 하는 질문인데요. 감독님은 오랜 시간 여자야구계에 몸담아왔잖아요. 그동안 여자야구에 대한 여성분들의 관심도 많이 늘었겠죠?

한국 여자야구는 10여 년 전에 13개 팀으로 시작했어요. 그리고 지금은 47개 팀이 등록되어 있어요. 한 팀에 15~20명씩 소속되어 있다고 가정할 때 800명이 넘는 선수들이 등록된 셈이죠. 그 선수들이 모두 연맹에 매년 3만 원씩의 등록비를 내요. 이런 숫자들만 나열 해봐도 분명히 관심도가 높아졌다는 것은 잘 알 수 있죠. (그렇다면 수준에는 어떤 변화가 있었나요?) 관심과 인지도에 비해 수준이 높아졌는지는 잘 모르겠어요. 그래서 여자야구의 비전이 아직은 불투명하다고 생각합니다. 물론 점차 나아지고 있지만요. 처음 박지아 선수가 팀에 들어오기 위해 저와 면접을 진행했을 때 “야구를 하기 위해 배우를 그만뒀다”는 이야기를 듣고 전혀 망설임 없이 ‘배우 일을 열심히 하라’고 이야기했어요. 여자야구가 돈이 되는 것도 아니고 뭔가가 보장된 일은 더더욱 아니니 만약 제 자식이 그런다면 머리 빡빡 깎아 놓을 일이죠. (웃음)

 

 

그럼에도 감독님을 비롯해 많은 선수들이 여자야구를 놓지 않게 하는 원동력이 분명 있을 텐데요.

역시 야구를 좋아한다는 게 첫 번째, 그리고 야구하는 여자선수들을 보는 것을 좋아한다는 것이 두 번째예요. 또 야구는 총 18명이 모여야만 할 수 있는 스포츠인데, 사실 쉬운 일이 아니잖아요. 그렇기 때문에 우리가 모일 수 있다는 사실 자체가 정말 기쁘고 좋은 일이기에 야구를 놓을 수 없는 거죠. (그렇다면 아까 언급한 대로 ‘돈 안 되는’ 야구에 관한 지출은 다르게 생각해보면 투자라고 볼 수 있겠네요?) 즐거움에 대한 투자죠. 연맹의 임원, 팀의 감독, 팀원을 혼자 병행하다 보니 우리 스스로가 인프라가 되어야만 하는 이상한(?) 상황과 마주하게 된 거죠. 남자들이 여자야구를 보면 비웃는 사람들도 많을 거예요. 하지만 저희가 처한 현실적인 부분에 대해 알게 된다면 결코 비웃지 못할 겁니다. 다들 열정 하나만으로 여자야구를 이뤄왔으니까요.

 

 

그 열정이 정말 중요한 것 같아요. 선수들을 선발할 땐 면접을 통해 선발하나요?

아니요. 절반 정도는 기존에 함께 야구 했던 선수들이고, 나머지 선수들은 추천을 받거나 본인이 직접 신청을 하는데요. 그때만 면접을 진행했어요.

 

 

‘왜 이 팀에 오고 싶었는지‘ 같은 질문을 할 것 같아요.

괜히 부담 줘서 다른 팀에 가고 싶게 만들까 봐 그 질문은 잘 하지 않습니다. (웃음) (박)지아의 경우가 참 특이했는데요. ‘둘이 같이 야구를 해보면 어떻겠느냐’는 지인의 권유로 만나게 됐어요. 우선 지아가 가진 운동에 대한 열정을 소화할 수 있는 팀이 많이 없던 상황이었죠. 그 부분은 저 역시 얼마든지 도와줄 의사가 있었고요. 만나보니 의견도 잘 통했고, 모두와 마찬가지로 가슴 속 뜨거운 열정이 보였기 때문에 함께하게 됐습니다.

 

 

그렇게 함께하게 된 박지아 선수는 현재까지 팀내에서 야수로는 최다 안타 1위, 투수로는 최다 이닝 1위를 기록하고 있는데요. 팀내 입지가 큰 것에 관한 부담도 있겠어요.

물론 잘 해야 한다는 생각은 있죠. ‘내가 잘 막아야지’ 같은 느낌이랄까요? 그런데 야구는 저 혼자 하는 스포츠가 아니잖아요. 함께하는 든든한 팀원들이 있으니까 크게 부담을 느끼지는 않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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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다면 이쯤에서 각자 팀내 에이스를 뽑아볼까요!

에이스는 지아죠! 또 주장을 맡고 있는 (이)수연이, (서)영진이나 (박)소영이처럼 기존부터 야구를 해온 선수들이요.

우선 저는 에이스가 아니고요. (웃음) 우리 팀원 모두가, 그리고 East Seoul이란 팀 자체가 에이스라고 이야기하고 싶어요. 너무 식상한 대답인가요? (웃음)

 

 

감독님이 얘기한 그 선수들은 어느 포지션을 맡고 있나요?

지아와 소영이가 배터리를 이루고, 영진이는 유격수, 수연이가 1루수, 중견수를 보고 있어요. 말 그대로 믿고 맡길 수 있는 선수들이죠. 나머지 선수들은 자신의 전문 포지션을 정해두고 야구 해온 사람들이 아니라, 상황에 따라 탄력적으로 배치하면서 라인업을 구성해요.

 

 

탄탄한 구상인데요? 선수들이 인상적인 활약을 선보였던 경기 한 번 꼽아주세요.

당연히 창단 첫 승을 거둔 첫 경기죠. 본의 아니게 희생양이 되어버린 상대 팀이 밤새워 술을 마셨다는 후문이 있다는데…. (전원 웃음) 보통 여자야구팀이 좋은 모습을 갖추기 까지 3~4년 정도 걸린다고 생각해요. 연습은 물론이고 실전 경험도 쌓아야하고요. 그날 상대 팀도 경력이 좀 쌓인 팀이라 경기를 앞두고 걱정이 많았습니다. 당연히 첫 승에 욕심이 났지만 쉽지 않을 거라 생각했어요. 하지만 저의 야구 경력과 안목으로 영리한 오더를 내려 경기에서 승리했죠. 농담입니다. (웃음)

제가 그 경기 선발투수로 등판했는데요. 창단된 지 6년 된 상대니까 마음을 편히 가졌죠. 단지 ‘어떻게 야구를 하는지 보고 오자’, ‘즐기고 오자’라는 생각으로 경기에 나섰는데, 다들 잘해주신 덕분에 승리할 수 있었어요. 그때 많이 놀랐고, 또 정말 좋았죠.

 

 

영리한 오더라…. 엄청난 비밀이 숨겨져 있을 것 같습니다.

투수로 지아와 제가 등판했어요. 상대 선수들이 제가 던지는 ‘아리랑볼’에 적응을 못 해서 흐름을 가져올 수 있었죠. 쳐내기 어렵지 않았을까요? 만약 맞힌다 해도 수비가 상대적으로 약한 외야까지 나가지 않고 다행히 내야에서 잡혀 실점을 최소화 할 수 있었습니다. (웃음) 또 타순 역시 보편적인 방식이 아니라 1번 타순부터 잘 치는 순서대로 타자들을 배치했어요. 보통 이닝 초보다 말에 공격하는 걸 선호하잖아요? 그런데 저희는 선공을 노립니다. 먼저 대량 득점을 하게 되면 상대 팀이 조급해지는데, 그 틈을 공략하는 거죠. 그날도 계획대로 이루어졌고, 승리할 수도 있을 거란 계산이 서더라고요. 물론 제 계획을 선수들이 따라주지 못했다면 어쩔 수 없었겠지만, 선수들 모두가 잘해줬어요. 그 결과로 감동적인 날을 보낼 수 있었습니다. 어마어마했죠.

 

 

East Seoul의 역사적인 하루였네요. 그 경기의 수훈 선수는 누구일까요?

김건희 선수죠. 예비역 중사인데 열정이 장난 아닌 선수예요. 그 열정으로 경기가 잡히면 야구보다 응원을 더 먼저 생각하고, (전원 웃음) 더그아웃 그물에 바싹 붙어서 선수 개개인을 응원해줍니다. 한마디로 클럽하우스 리더 역할을 맡는 선수죠. 야구가 뭐가 중요하겠습니까. 파이팅이 중요하죠. (전원 웃음) 또 교통사고 후유증 때문에 컨디션이 좋지 않았음에도 좋은 모습 보여준 지아도 있고요.

그랬죠. 하필 야구를 하러 가는 길에 교통사고가 난 거예요. 사고가 난 와중에도 감독님께 ‘저 야구 하러 가야 한다’고 이야기하고 있었고…. (웃음)

그런데 사실은 모두가 자기 역할을 해준 덕분이에요. 모두가 수훈선수라고 하는 게 맞겠네요.

 

 

멋진 말인데요! 감독님은 앞으로는 East Seoul을 어떤 팀으로 만들어갈 구상을 하고 있나요?

두 가지 측면에서 말씀드릴게요. 우선은 실력을 떠나서 서로를 위해 기다리고 노력하는 전통을 만들어가고 싶어요. 서로 마음이 안 맞아서 팀을 떠나 새 팀을 찾기보다, 지금의 선수들이 오랜 시간 여러 세대에 걸쳐 운영되었으면 하고요. 또 여자야구연맹과 선수들의 노력으로 저변이 확대됐으면 하는 바람도 있습니다. 그러면 언젠가는 지아와 얘기했던 것처럼 여자야구선수가 직업이 될 수도 있겠죠. 그게 저와 East Seoul의 비전에 가장 잘 맞는 거라고 생각해요.

 

 

당장은 야구선수를 업으로 삼기 어려운 현실 때문에 가정이나 직장의 눈치가 따가울 것 같은데….

물론 있죠. 저희 팀의 예를 들어 보자면 고3 수험생 아들을 두고 있는 어머니 팀원이 한 명 있어요. 그 팀원은 수험생 아들을 챙기느라 야구 매진하는 데 어려움을 겪겠죠. 또, 집에서 야구를 하는 걸 원치 않는 팀원도 있고요. ‘여자가 야구를?’이란 얘기도 듣는데요. 그 안에 많은 것들이 들어가 있는 셈이죠.

 

 

어려운 현실 속에서도 야구를 놓지 않는 감독님만의 야구관은?

‘야구가 전부는 아니다. 야구 위에 사람이 있다’고 항상 생각해요. 야구를 잘한다고 반드시 인격까지 좋은 건 아니니까 팀 스포츠라는 특성에 맞춰 심리적으로도 준비가 됐으면 좋겠어요. 함께 어우러지는 것과 개개인의 책임감도 중요하죠.

 

 

좋은 이야기네요. 그런 야구관의 롤모델이라고 할 만한 팀이 있을까요?

부산을 연고로 두고 있는 빈(彬) 야구단이요. 경력이 10년 넘은 선수가 다수 속한 팀인데, 타고난 천재들이라기보다는 꾸준함으로 실력을 쌓아올린 탄탄한 팀이거든요.

 

 

질문이 마지막을 향해 가고 있어요. 열악한 현실에도 야구에 대한 애정과 열정을 가지고 임하는 여자야구 선수들에게 한마디 부탁합니다.

환경이 열악하다는 건 발전해나갈 여지가 많다는 거죠. 만약 지금 우리가 흘리는 땀방울이 훗날 여자야구 후배들이 야구 하는 데 초석이 된다면 더할 나위 없을 거예요. 지금은 그저 ‘이 또한 즐겁지 아니한가?’라고 말하고 싶어요. 그리고 열악한 환경이라는 건 단지 자신이 그렇게 느낄 뿐이에요. 과거에는 여자들이 야구 한다고 나쁜 말도 많이 들었고, 연습할 장소도 없어 강변에서 야구 하던 적도 다반사였습니다. 그때에 비하면 지금은 좋아진 것이죠. 심지어는 여자야구를 두고 “여자가 마운드를 밟는 것이 짜증난다”고 말씀하신 분도 계셨을 정도니까요. 함께 야구 할 수 있는 환경이 조성된 것만으로도 정말 행복한 일이고, 앞으로 다 같이 더 행복해졌으면 좋겠어요.

 

 

마지막으로 모든 생활 체육 야구인들에게도 한마디 해주세요!

생활 체육은 우리가 좋아서 하는 운동이고, 자발적으로 만드는 조직이니까 세상에서 가장 이상적으로 운동할 수 있는 방법인 것 같아요. 물론 야구는 장소나 시간을 많이 차지한다는 단점이 있어요. 하지만 장소는 가능한 공간을 활용하면 되고, 시간이 길면 이닝을 단축해 진행한다면 제약은 있지만 모두가 즐기기에 충분하죠. 그리고 야구는 생각보다 섬세한 면모도 가지고 있기 때문에 여성도 충분히 즐길 수 있다는 점 알아주셨으면 좋겠어요. 머지않아 생활 체육 야구를 더 많은 사람들이 즐기게 될 거라고 믿고 있습니다.

이제 서서히 날씨가 추워지고 있어요. 부상 방지를 위해서 몸 푸는 데 더 신경 쓰시고 공을 던지셨으면 좋겠습니다. 또 ‘여자는 야구를 할 수 없다’라는 생각을 하시는 분들이 많이 계신데, ‘여자도 야구를 한다’는 것만 알아주셨으면 좋겠어요. 그리고 마지막으로 김세인 감독님 제가 존경합니다. 제일 존경해요. (웃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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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생활 체육 야구인들에게 야구는 대체 불가한 즐거움이다. 그것이 나이, 직업, 그 외의 다양한 ‘차이점’들을 가진 이들이 한 데 뭉칠 수 있게 하는 원동력이다. 성별 역시 마찬가지다. 남자가 야구를 한다면 여자도 야구를 할 수 있는 것이다. 그리고 앞으로도 그들 모두는 더 행복하고 더 즐거워지기 위해 그라운드를 밟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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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그아웃 매거진 68호 표지

 

 

위 기사는 더그아웃 매거진 2016년 12월호(68호)에서 만날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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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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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등급 bin542***
    • 2017.03.06 17:38
    • 답글

    이스트서울 화이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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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등급 닉네임 어쩌고
  • 2014.03.16 23: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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